독자 마당

입력 2004-01-30 11:36:03

*'국민위한 정치'되길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중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무두장이 주인이 다리 밑 강으로 떠내려가고 있을 때 그 20m 위 다리에서는 새 직장을 얻은 주인공이 유유히 지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지금 서민들 대다수는 불황과 싸우며 지칠대로 지쳐있다시피 하다.

신용불량자 400만이 자포자기 상태에 놓여있고 그들 중에는 집에도 가지 못하고 노숙자로 전락한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보도를 들었다.

또 하루에도 수십명이 금융 위기에 몰려 죽음을 택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이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이 기다리는 봄은 계절적인 봄이 아니라 경제의 봄이다.

이 겨울의 칼바람보다 더 차가운 불황의 겨울이 하루빨리 지나가고 공장의 기계가 신나게 돌아가는 봄, 출근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힘차고 가벼워지는 봄, 가게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봄이 속히 와주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러나 이건 서민들의 마음일뿐 높으신 분들께서는 이런 국민들의 바람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로지 오는 4월 총선을 향해 돌진해 나가는 것 같다.

마치 '향수'의 주인공과 무두장이가 같은 시각에 서로 다른 상황에서 한사람은 새 삶을 찾아가고 한사람은 죽어가고 있듯이…. 지금은 정치 따로, 국민 따로일 뿐이다.

정치하시는 분들이 정말로 국민들에게 관심이 있다면 정치에 배신감을 느끼고 불황의 그늘에 지친 국민들에게 다가와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그래서 올해엔 정치 따로 국민 따로가 아닌 정치=국민이 되어지길 바란다.

양향순(경주시 성건동)

*세뱃돈 새돈 사용 지양을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2년에 폐기된 헌 돈은 약 6조원에 달했고 9억4천400만장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폐기된 돈을 한 장씩 쌓으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 11개에 한라산을 더한 높이이고 또 폐기된 지폐를 가로 길이로 이어나갈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137회 왕복한 거리와 같다고 하니 폐기 비용과 신권 발행에 따른 비용을 생각해 볼 때 천문학적 수치로 추정된다.

얼마 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보냈다.

가족에게 줄 세뱃돈을 마련하기 위해 신권으로 바꾸려는 시민들로 은행 창구는 번잡했다.

지난해에 비해 신권 교환이 줄었다고는 하나 설을 앞두고 빳빳한 새 돈으로 바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었다.

과거 우리가 어렸을 때는 친지나 어른께 세배를 하면 이내 덕담과 주머니 속에 감춘 꼬깃꼬깃한 쌈짓돈을 꺼내 "좋은 데 쓰거라" 하시면서 손에 쥐어주던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의 세뱃돈은 모두 신권이다.

주고 받는 사람의 기분은 좋겠지만 이로 인한 나라 경제의 손실을 생각할 때 세뱃돈은 도서 상품권이나 농축산물 상품권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자녀에게 도서 상품권을 주어 학습 효과를 높이고 어른들은 농축산물 상품권으로 어려운 농촌 경제를 도와줄 수 있으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요즘은 어른들이 마련해 주는 정성어린 세뱃돈이 아이들에게는 당연시되고 어른들은 의무화되고 있어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금 세뱃돈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자.

변경섭(대구시 두류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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