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이 만약 2006년 전국체전을 유치하지 못하면 그 후유증이 꽤나 클 것 같다.
주 개최지가 될 김천시의 유치 열기와 경북도, 도체육회, 지역 체육인들의 적극적인 유치 작업을 놓고 볼 때 경북이 무난히 경기도를 제치고 개최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치적인 고려 등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29일 오후 경산 경북체육회 회의실에서 '2006년 전국체전 유치 대책회의'가 열렸다.
박만태, 최억만 고문과 최규철(대한체육회 이사 겸 경북체육회 부회장) 단장, 위원 등 유치기획단에 포함된 경북도와 체육회와 김천시 관계자 15명이 모두 참가한 이날 회의는 2시간에 걸쳐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유치기획단은 체전 개최지를 결정하는 대한체육회 이사회(2월4일 예정)에서의 표결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했다.
투표권이 있는 이사들에게 전화 공세로 설득하자는 뻔한 스토리였지만 언론에 보도가 돼서는 안된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더욱이 회의는 쓴 웃음이 나 올 정도로 유치하고 민망스럽게 진행됐다.
거창한 주제와는 달리 대책 마련은 뒷전이었고 만일의 경우(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 회피와 공치사로 일관됐다.
'전국체전 개최지 투명해야'란 기고문을 중앙 일간지 등에 낸 박팔용 김천시장은 회의 시간 내내 도마 위에 올려졌다.
박 시장에 대한 비난과 해명 과정에서 경북체육회와 김천시 관계자들의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비난의 요지는 "경북체육회 주도로 일사불란하게 유치 작업을 해야 하는데 박 시장이 전면에서 쓸데없는 일을 해 경북의 체전 유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박 시장이 대한체육회의 의도 등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월권을 한 것은 틀림없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자리에도 없는 사람을 놓고 그렇게까지 헐뜯을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간 자신의 유치 노력을 설명한 일부 참석자들의 자화자찬은 더욱 실소를 자아냈다.
경북도와 체육회, 김천시 관계자들은 인근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삼위일체가 돼 체전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지만 실패할 경우 이날 빚어진 치졸한 싸움은 2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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