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시장 보호 대응책 마련을

입력 2004-01-29 11:40:06

엊그제 농림부가 미국 농무부 대표단에게 미국 쇠고기의 금수해제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당분간 미국 쇠고기 수입을 재개않을 방침임을 못박은 것은 잘한 일이다.

아직 미국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 건강과 보건이라는 측면뿐 아니라 국내 쇠고기 시장의 왜곡현상을 보더라도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국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국제적으로 공인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수입재개를 검토해서는 안될 것이다.

현재 미국 각계의 로비 입김으로 국제 쇠고기시장의 흐름은 미국 쇠고기 조기 수입 재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일본은 수입재개 조건으로 보다 많은 소의 광우병 검사를 요구하고 있으나, 내막적으로는 조기 수입재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의 광우병 소 발견을 자국산 쇠고기 수출의 호재로 생각했던 호주도 저지방 쇠고기의 미국수출 증대를 위해 미국 쇠고기 금수해제에 찬성하고 있다.

우리의 입장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며,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책이 아닐까 싶다.

미국산 쇠고기 금수후 수입쇠고기와 한우 쇠고기가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는 유통시스템 때문에 기대와는 달리 한우시장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당국은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한우와 수입쇠고기가 백화점 뿐만아니라 전국 정육점 어디에서나 확연히 구별 판매될 수 있게끔 적절한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현재 고작 쇠고기 소비의 30%를 충당하고 있는 국내 한우사육농의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광우병 검사 소의 수도 대폭 늘려야 한다.

국제기준 이상의 소를 검사하는 데 만족하고 앉아 있을 게 아니라 EU나 일본의 수준으로 대폭 올려야 한다.

그래야 미국의 금수해제 요구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다.

조류독감 미국 쇠고기 광우병 여파로 국내 육류시장은 현재 지극히 혼란스럽다.

이같은 전반적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과감한 농림 당국의 종합대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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