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중국.
폴스스바겐, 크라이슬러, GM, 도요타, 혼다, 푸조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이어 국내 현대자동차가 현지 승용차시장에 가세하면서 대구 부품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평화산업, 삼립 등 중국법인 설립에 들어간 대표적 지역 부품업체들의 현지 공장을 찾아 그들이 중국으로 간 까닭과 현지 자동차시장의 엄청난 잠재력, 무한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경영 전략 등을 2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
#1. 왜 중국인가
톈진 경제기술개발구(TEDA) 사무국내 평화산업 임시사무소.
이곳에서 만난 톈진평화기차배건유한공사(이하 톈진평화산업) 신현일 동사장(이사회 의장)과 톈진평화기공기차부건유한공사(이하 톈진평화기공) 최명호 총경리는 지역 부품업체들의 잇단 중국 진출이 자칫 '산업공동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면서도 현지 자동차시장 선점은 부품업체들의 사활이 걸린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모든 제조업이 마찬가지이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 200만대, 2002년 300만대, 2003년 400만대 등 상상을 초월하는 중국자동차시장의 무한 성장은 바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
신현일 톈진평화산업 동사장은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 경우 인구 2.1~2.4인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다"며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은 앞으로 10년간 지속적 성장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현지 공장을 설립한 현대자동차 또한 협력업체들의 동반 진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세계 모든 완성차 및 부품 업체가 중국에 몰려들면서 현지 자동차시장은 전쟁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하고 있기 때문. 중국 자동차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대기업에 맞서기 위해선 모든 부품조립의 현지화를 통한 원가절감이 필수다.
최명호 톈진평화기공 총경리는 "고무와 철을 혼합한 방진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평화산업도 철물 부문의 원활한 현지공급을 위해 평화기공과 동반 진출했다"며 "협력업체끼리의 현지화 또한 갈수록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 톈진평화기차배건유한공사
TEDA 사무국에서 차로 10분을 달려가자 이 일대에서 가장 큰 공사 현장이 차츰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평화산업의 중국진출 교두보, 톈진평화기차배건유한공사(天津平和汽車配件有限公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평화산업이 100% 단독 출자한 톈진평화기차배건유한공사는 그 출발부터 현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톈진시정부는 TEDA를 자동차부품단지로 특화할 계획인데 평화산업은 이 일대에 가장 먼저 진출한 대형 자동차부품업체다.
평화산업 계열사인 평화기공이 100% 단독 출자한 톈진평화기공기차부건유한공사(天津平和機工汽車部件有限公司)까지 동반 진출해 그 규모만으로도 수위를 다툰다.
톈진시정부는 평화산업이 투자 의사를 밝혀오자 1㎡당 1위안(1.5원)에 불과한 파격적 가격으로 50년 임대 사용권을 허가했다.
평화산업 1만8천평, 평화기공 9천평 등 공사부지만 2만7천평에 이르는 현장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박감의 연속이다.
공장 외부에선 포크레인, 덤프트럭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건물 내부에서도 수십t 규모의 대형 생산 장비들이 최적의 위치를 찾아 수시로 이동한다.
이곳에 투입된 공사 인부만 500여명. 지난 3개월간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철야 작업 끝에 3개 생산공장은 물론 보일러실, 폐수처리장 등 각종 부대시설이 거의 제 모습을 갖추고 본격적인 실생산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액은 1천450만달러. 대구 본사보다 더 큰 부지에 기계설비까지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중앙집중식 공급설비로 안전성이 월등하고 모든 공장 천장에 배기관을 달아 친환경적일 뿐만아니라 열교환실까지 별도 설치해 냉.난방 조절이 자유롭다는 것.
취재팀을 안내한 신현일 동사장은 "현재는 종업원 130명에 불과한 중급 규모지만 2008년까지 총 330억원을 투자해 중국 시장 공략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 평화산업의 대중투자 전략
TEDA 사무국내 평화산업 임시사무소에선 하루종일 '긴급회의'가 열린다.
2002년 중국 진출을 결정하고 지난해 3월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해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해 왔지만 중국 경제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건비 급등이 최고 걱정거리다.
톈진만 해도 280원에 불과했던 최저임금이 최근 450원까지 뛰어 올랐다.
주 5일 근무 실시가 법제화 돼 잔업수당도 꼬박 지급해야 하고 토.일요일엔 2배, 국경절엔 3배까지 수당이 뛴다.
게다가 4대보험에 주택보험까지 추가돼 회사 부담이 36%나 되고 식대, 통근 버스 등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개인당 월 임금은 최저 2천위안(30만원)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평화산업 관계자들은 "전기값, 물값 등 각종 유틸리티 비용 또한 한국보다 60%이상 비싸고 비공식 루트인 '관시(關係)'도 옛날같지 않다"며 "중국시장이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평화산업이 선택한 생존전략은 판매시장의 다변화다.
현대, 기아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사에 100% 의존하는 다른 부품업체들과 달리 기타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유통공급망을 확보하고 중국 내수 이외에도 직수출, 임가공 등의 다양한 판매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신현일 동사장은 "글로벌부품업체인 바이브라코스틱사와의 현지 합작 등을 통해 15~20%의 직수출을 확보하고 임가공 물량도 45% 수준은 유지해나갈 계획"이라며 "40%에 이르는 현지 내수 또한 베이징현대뿐만 아니라 상해 폴크스바겐, GM 등으로 다변화해 2010년엔 매출액 1천억원 규모의 대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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