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리초교 주변 살다 78년 보육원 맡겨져" 佛입양 김경순씨 가족찾아

입력 2004-01-27 13:34:54

"아이를 낳고나서는 저에게 피를 나누어준 부모님을 한번만이라도 보고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20여년 전 프랑스로 입양된 김경순(Delphine Dectot.25.여.사진)씨. 78년 8월 29일 대구백합보육원에 맡겨진 김씨가 기억하는 것은 대구 서구 중리초등학교 주변에 살았고, 자신을 보육원에 맡긴 30대 남자의 이름이 자신의 이름과 같은 '김경순'이라는 것이 전부다.

지난 2002년 부모님을 찾기 위해 프랑스인 남편과 함께 한국을 방문, 백방으로 뛰어다녔다는 김씨는 "보육원에 맡겨질 당시 아버지의 직업은 운전기사(당시 32세)였으며 어머니는 27세 가량이었던 사실을 알아냈지만 찾는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 97년 6월 김씨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배영순'이라는 중년 여성이 백합보육원으로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소재를 묻고 연락처(053-781-0378)를 남겼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나 그때 남긴 연락처가 착신이 불가능한 번호인 탓에 김씨의 부모찾기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는 것.

김씨는 "사춘기 시절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었지만 한국 방문을 통해 이제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며 "혹시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면 한국말로 이야기하고 싶어 한국어 공부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제 겨우 두돌을 지난 아이 때문에 한국 방문을 미루고 있다는 김씨는 "내년쯤에는 꼭 다시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그때는 제발 가족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053)252-2661(성바오로수녀회 양 아가다 수녀).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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