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왕게(일명 킹크랩.Paralit hodes camtschaticus.사진)가 동해의 이어도로 불리는 울진의 '왕돌초' 주변 해역에서 최근 잇따라 잡혀 수산업계와 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진군은 "일본 및 베링해. 오호츠크해. 북극해 등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왕게 13마리를 26일 울진 후포항 동쪽 13마일 해상에 위치한 왕돌초 해역에서 잡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왕게들은 수심 150∼200m에서 대게잡이 그물에 잡혔으며 갑각 길이 약 13cm, 너비(폭) 15cm, 무게 0.8∼1kg으로 문헌에 기록돼 있는 보통 어미 왕게의 크기(갑각길이 22cm, 너비 25cm, 무게 7.5kg)보다 작은 새끼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갑각은 오각형이며 표면에 짧고 뾰족한 원뿔모양 가시가 드문드문 나있다.
또 네번째 다리가 매우 작아 복부에 가려 있는 점이 다른 게와 차이점이며 갑각 및 다리는 자줏빛을 띤 붉은 색이고 배는 노란색을 띠고 있다.
1960년대 초부터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 왕게가 최근 동해 연안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년 말부터다.
지난해 12월10일 울진 죽변항 소속 광양호(선장 임순석)가 왕돌초 인근 해역에서 1마리 포획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3일 구산항 소속 대성호(선장 윤성구)와 성진호(선장 임명술)가 각각 2마리와 1마리를 잡았다.
또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5일에는 홍기홍(강원도 삼척시 원덕읍)씨가 왕돌초 인근 해역에서 8마리를 잡았고 홍씨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무려 13마리를 포획했다.
울진군청 수산과 조태석 담당은 "1912년 일본인들이 어장조사를 한 뒤 한 때 북한 신포, 강원도 삼척 등지에 왕게 통조림 가공공장이 들어섰다는 기록이 있다"며 "왕게의 재출현은 5년 전부터 동해안에서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침체어망 인양과 어구 실명제 등 어민들의 수산자원보호 노력과 이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의 결과"라며 반겼다.
동해수산연구소 황선재 박사는 "왕게의 출현은 겨울철에 강한 북한 한류의 영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생태학상으로 상당한 의의가 있는 만큼 동해안 생태계 변화 및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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