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라이프-(5)사람잡는(?)현대가옥

입력 2004-01-27 09:02:41

1997년 일본에서는 좥새집병의 실체좦에 관한 임상보고서가 발표돼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소아과 전문의인 테라사와 마사히코(寺澤政彦)씨는 새집에 이사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질환과 그 원인을 상세히 관찰해 알레르기성 피부염, 두통, 습진 등 질환의 원인이 새집에 있다고 밝혔다.

또 몇 년 전 미국 텍사스 주립대 보건대학원은 포름알데히드의 농도가 새집일수록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2년 미만된 주택의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15년 이상된 주택에서 나타난 농도보다 무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실내 평균농도(0.069┸)가 실외농도(0.022┸)보다 높았다.

오염물질로 뒤범벅된 집안 공기는 폐에서 100% 흡수되면서 사람들의 건강을 갉아먹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건축 전문가들은 현대 가옥의 문제점으로 무엇보다 환기를 꼽고 있다.

대부분의 공동주택에 사용되는 창호제품은 페어글라스(중공층을 가진 두장의 유리)에 차폐성이 좋은 새시제품으로 실내공기의 밀폐도가 매우 높다.

즉 작정하고 문을 열어두지 않는 한 자연적인 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벽과 천장을 우아하게 꾸미는 데 즐겨 쓰는 실크벽지는 도배풀인 녹말풀로는 절대 고정되지 않는다.

보통 본드 수준의 화학 합성풀을 사용해야만 되고 마루 바닥재 역시 엄청난 양의 화학 접착제로만 고정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의 주택은 온통 화학제품들로 둘러싸여 본의 아니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내 주거환경의 극복을 위해서는 처음부터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 등 실내재료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한옥에서 얻은 지혜를 십분 활용한 목재창틀 등을 이용해 자연환기에 힘쓰고 친환경도료를 사용하며 실내와 가깝게 닿아 있는 실외(베란다)에는 화분이나 나무 등을 심어 공기에 적절한 수분을 유지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덧붙여 새집의 오염원을 단기간에 배출하고자 할 때 베이크아웃(3일 정도 실내온도를 높게 해 시멘트독 등 독가스 배출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과 같은 방법을 동원하거나, 아니면 강제환기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밝혔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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