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동절기 중국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은 전 세계 여행객의 발을 묶고, 세계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조류독감과는 달리 공기를 통해 사람들 간에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이 새로운 질병은 저지난해 겨울 전 세계인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 병의 질환자가 이번 동절기에도 나타났으나 지난번 처럼 큰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아직 장담하기에는 이르지만 그 배경에는 한 젊은 의학자의 집념이 숨겨져 있었다.
▲홍콩대학 부교수 이권(42)씨. 그는 사스가 처음 발생했을 때 야생 사향고양이가 바이러스의 원인임을 처음으로 밝혔던 사람이다.
그는 당시 홍콩과 중국을 오가며 광저우, 심천 등지 야생 동물시장서 사향고양이, 오소리, 너구리를 채집, 연구한 결과 사향고양이와 사스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씨의 주장은 처음에는 중국당국에 의해 받아들여져, 사향고양이의 판금조치가 내려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는 곧 콧대 높은 중국본토 의료.보건관계자들의 반발에 부딪치게 됐다.
이씨의 연구결과는 연관성은 있을지 몰라도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씨가 홍콩대학의 부교수일뿐 이라며 노골적으로 모욕을 주며, 이씨가 발견한 연관성도 사스환자가 야생동물 시장 사향고양이에 옮긴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사향고향이의 판금은 해제됐다.
▲하지만 이씨는 이에 굽히지 않고 올 겨울이 오기를 기다렸다.
자기의 연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올 겨울이 오자마자 홍콩과 중국본토를 오가며 사향고양이, 오소리, 너구리 채집을 다시 시작했다.
야생동물시장에서 채취한 혈액과 배설물 등을 홍콩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에 모아, 연구를 계속했다.
그는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 실추된 자기의 명예를 회복하고, 중국 본토관계자들의 콧대를 꺾어 버릴 심사였다.
▲이런 가운데 이씨의 예상대로 중국본토에서 올 겨울 다시 사스 환자가 발생했다.
그는 당초 논문을 써 사향노루와 사스의 연관관계를 밝히려 했던 계획을 바꾸었다.
논문을 쓰는 몇개월동안 사스가 번져 전 세계를 다시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급박하다고 느낀 그는 중국 본토 정부당국에 장문의 편지와 함께 자신이 지금까지 연구한 기초자료를 보내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중국 본토 정부당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이씨의 연구결과를 받아들여 사향노루 박멸에 나섰다.
사향노루 박멸후 사스 감염자는 중국내에서 더 이상 나타나지않고 있다.
한 젊은 의학자 집념이 세계를 구한 것이 아닐까 싶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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