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이동통신사 VIP는 '유흥업소 종업원'

입력 2004-01-24 11:04:57

자신이 쓰던 번호를 그대로 가지고 다른 이동통신사로 서비스를 옮길 수 있는 '번호이동성' 제도가 올해부터 도입되자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고객 모시기 경쟁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동통신사들이 가장 모시고 싶어하는 VIP 고객은 누구일까. 업무가 바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간부 또는 임원들 그리고 분별없이 휴대전화를 들고 살다시피하는 철없는 10대를 연상하기 쉽다.

이동통신사들의 VIP 고객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월 10만원 이상의 통화료를 지불해야 하고, 상위 0.1%를 지칭하는 MVG(Most Valuable Guests) 고객에 들어야 한다.

그들의 통화료는 월 20~30만원이 기본이다.

그러나 이통통신사들이 분석한 휴대전화 최고의 고객은 우리의 통념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이동통신사 1등 고객은 바로 유흥주점, 룸살롱 등의 여종업원과 소위 '삐끼'로 불리는 남자 종업원이다.

이들은 한 달 통화료가 보통 20만~30만원을 넘어설 뿐만아니라,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해 '연체'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

통화량으로 보면, 깍두기(=조폭)들도 VIP 고객으로 분류될만 하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불량고객이다.

통화량이 많기는 하지만, 걸핏하면 사고를 치고 잠수(?) 타기 일쑤고, 당연히 연체도 많아진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왜 전화서비스를 중단했느냐" "누구맘대로 함부로 해지했느냐"며 횡포를 부리는 것이 조폭 고객의 특징인 탓이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임원보다는 1톤 트럭을 몰고 다니며 하루살이 장사를 하는 개인사업자들이 이동통신사들의 VIP다.

이들은 직업의 특성상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고, 또 성실해 요금도 꼬박꼬박 내기 때문에 누구보다 귀한 고객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10대 고객들은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 평균 요금이 3만~4만원을 넘지 않는다.

실속파인 10대들은 휴대전화 대신 값싼 인터넷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는 탓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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