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지선정이 성공의 열쇠다
상하이에서 차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장자강(張家港)포항불수강.
인사 총무부 공위(30.여) 대리는 한국사람보다 더 유창한 한국어로 장자강포항불수강을 간단히 소개했다.
다롄, 순더 등 포스코 4개 중국 생산법인 중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자된 장자강포항불수강은 입지선정부터 시장, 물류, 파트너 등 3가지 측면이 철저히 고려됐다.
인구 85만명의 장자강은 중국 최대 철강 시장인 우스(無錫)와 40분 거리에 불과해 내수시장 개척에 적격이다.
장자강은 또 포스코의 현지 파트너인 샤강(沙江) 그룹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중국의 젖줄인 양자강 하류와 인접해 현지 어디로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최응빈 인사총리부장은 "입지선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과감한 투자에 앞서 철저한 현지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생산 현장을 가다
간단한 회사브리핑 후 취재팀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푸샤(浦沙)부두. 장자강포항불수강에서 생산하는 모든 스테인리스 강판과 원자재의 수출입 및 적재를 담당하는 곳이다.
5층 크레인에 올라가 내려다 본 푸샤부두는 광활했다.
6천평에 이르는 대부지는 연간 50만t 이상의 열연코일 적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바다보다 더 큰(?) 양자강. 대륙을 동서로 가르며 그 폭만 20km에 달하는 양자강은 중국 모든 제조업의 물류 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푸샤부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스테인리스 공장. 한국에서 100% 수입하는 모든 열연코일은 이곳에서 압연, 열처리, 냉각, 절삭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스테인리스 강판으로 완성된다.
20t 규모의 열연코일이 1천200℃의 용광로를 거쳐 깎고 다듬어지는 과정은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안긴다.
특이할 만한 사실은 이 험한(?) 일에 뛰어든 여자 직원들이 적잖다는 것. 취재진을 안내한 김광재 관리본부장은 "중국은 모든 제조업에 걸쳐 남녀 비율을 50대 50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생산직을 지원한 현지 여자 직원들은 웬만한 남자 직원보다 생산 효율이 높고 사고율도 적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증설한 3, 4호 압연기는 800mpm을 자랑하는 최신식 설비. 기존 600mpm을 훨씬 능가하는 속도로 한국보다 오히려 생산성이 낫다.
장자강포항불수강은 1999년 1억9천330만달러에 이어 2002년 4억48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누적이익만 7천1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김광재 관리본부장은 "현장 인력 중 한국인 직원은 공장장 단 1명 뿐이지만 중국 직원들의 일처리 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 직원의 현지화"라고 말했다.
장자강포항불수강은 매년 중국 전역(총 11개 대학)에 걸쳐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지속적인 현지 인력 채용으로 전체 830명 중 한국파견직원은 단 18명에 불과하다.
#3. 급변하는 중국 철강시장
급변하는 중국 철강시장은 성장 일로를 걷고 있는 장자강포항불수강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죽음의 계곡'으로 비유되는 공급과잉 현상. 중국 철강업체들이 초 대량생산체제를 지향하면서 스테인리스 강판의 원자재인 니켈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원료값이 계속 증가하면서 공급과잉에도 불구, 제품 가격은 오히려 비싸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연산 500만t 규모의 중국 12위권 업체이자 장자강포항불수강의 현지 파트너이기도 한 샤강 그룹만 해도 2005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연산 1천200만t 규모의 확장 공사를 서두르고 있는 실정.
하지만 중국 철강시장은 소비, 생산 모두 부동의 세계 1위로 앞으로도 지속적 성장이 확실시된다.
이종욱 장자강포항불수강 STS 과장은 "한국 철강 시장은 4천600만t 규모를 넘지 못해 1인당 철강 소비량이 1t 남짓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2002년 2억t에서 2010년엔 4억t까지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중투자의 성패는 포스코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4. 전 생산체제의 현지화
토종기업들의 무서운 추격과 공급 과잉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장자강포항불수강의 향후 경영 전략은 원료에서 제품까지 철저한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장자강포항불수강은 지난해 3월 총 7억7천만 달러를 투자해 2006년 완공 예정의 스테인리스 2기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총 70만평에 이르는 대 부지에 원자재인 제강열연코일 생산체제까지 갖춰 한국에서 원료를 수입해 온 기존 패턴을 과감히 버리고 완벽한 현지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길수 총경리는 "현지에서 살아남으려면 중국 토종업체들이 추격해 올때마다 그만큼 더 격차를 벌이는 수밖에 없다"며 "2기 공장 건설은 원가 부담을 최소화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자강.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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