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표 대구...'최대표도 광주가라'

입력 2004-01-21 10:58:48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의 대구 출마선언 이후 각 당 대표들에 대한 지역구 이동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조 대표가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불모지인 대구를 선택하는 모험을 감행한 만큼 총선 승리를 위해 희생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행보를 요구받고 있다.

최 대표가 한나라당의 아성인 강남갑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광주나 부산에서 출마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물갈이 압박에 밀려 중진들이 대거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최 대표도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자기를 희생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남들이 한다고 해서 나도 장에 따라갈 생각은 없다.

정치를 그렇게 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최 대표가 자신의 뜻대로 강남갑 출마를 관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과 같은 무미건조한 총선전략과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후보군으로는 여권의 '올인' 전략에 맞설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도 자유롭지 못하다.

여당 대표라는 무게에 걸맞은 정치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주 출마를 포기하고 위험지역으로 나가야 한다는 당안팎의 요구에 몰리고 있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은 지역구도 타파를 명분으로 내걸고 민주당을 분당까지 시킨 사람들의 집단"이라며 "정 의장도 지역구에 안주하지 말고 부산에 출마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진(朴振)대변인도 지난 18일 정 의장에게 "진정한 국민의 심판을 원한다면 종로를 선택, 깨끗한 한판 승부를 겨루자"며 정면승부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현재로선 전주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전주에 내가 없어도 되는 구도가 만들어지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 지역구를 바꿀 수 있음을 내비쳤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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