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창업자금'-여성가장 하점희씨

입력 2004-01-19 15:03:18

'돈을 지원한다기보다는 삶의 희망을 돋운다는데 더 의의가 있습니다'.

10여년 전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어린 남매와 함께 힘든 삶을 살아 온 하점희(43.달서구 상인동)씨. 늘 손에 물이 마를 새 없었지만 그녀에게 삶은 녹녹지 않았다.

여성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진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것은 아니었기 때문.

그러나 하씨에게 요즘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보험회사인 ㅅ생명으로부터 창업자금 1천5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해물칼국수 집을 열게 된 것. 하씨는 "'남의 집' 주방에서 설거지만 할 줄 알았는데 '주인'이 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대학 3학년인 큰 딸과 고교3학년인 아들 녀석과 함께 새 삶을 살 희망에 차 있다"고 말했다.

하씨는 지난해 10월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이 회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여성가장 창업지원'에 신청했던 것이 희망의 싹이 됐다.

'여성가장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지난 2002년 5월부터 이회사 보험설계사들이 보험계약 건당 200원씩을 적립한 금액에다 회사에서 적립한 돈을 모아 전국적으로 매달 한두명의 여성가장을 선발, 1천500만원까지 창업지원을 하는 제도. 지금까지 '여성가장 창원지원금'을 받은 여성가장은 대구지역 4명을 포함, 전국적으로 27명.

"제가 뽑힐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는 그녀는 "한식과 양식조리사 자격증도 이미 따 놓았었는데 식당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쁜 표정을 보였다.

하씨는 지난 13일 달서구 상인동에 10여평짜리 '내가 좋아하는 집'이란 칼국수집 개업식을 가졌다.

"보험설계사 분들이 개업식 전부터 와서 너무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하씨는 "받은 도움을 반드시 사회에 되돌려 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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