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은중)는 구속된 박재욱(65.경산.청도) 의원에게 각 5억원씩의 공천 헌금을 준 혐의로 윤영조(61) 경산시장과 김상순(65) 청도군수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한데 이어 경산.청도 출신의 경북도의원 4명 중 일부가 박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영장이 청구된 김 군수의 경우 공천 신청 당시 청도군수로 재직 중이었던 만큼 직무와 관련된 뇌물수수를 통해 공천헌금이 마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특히 검찰은 박 의원과 박 의원 가족.친척의 예금 계좌 추적에서 윤 시장과 김 군수로부터 받은 공천헌금 외 2억~4억원의 뭉칫돈이 또 있으며 이 돈의 출처가 불명확한 점에 주목, 도의원들에게서 받은 공천헌금이거나 다른 경로로 전달받은 뇌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경산.청도지역에서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시장.군수의 공천 헌금은 물론 도의원도 1억5천만원 내외의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이야기가 나돈 바 있다.
검찰은 박 의원이 윤 시장과 김 군수에게서 공천헌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박 의원에 대해 학교공금 107억원을 횡령한 혐의 외에 정치자금법도 추가해 기소키로 했는데 윤 시장은 19일 오전 10시, 김 군수는 오후 2시에 대구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이날 오후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윤 시장과 김 군수는 마치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교묘한 수법으로 박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2002년 2월 측근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한 후 또다른 예금계좌를 거쳐 박 의원 친척명의의 계좌에 2억원씩을 두차례 송금하는 등 정교한 돈세탁 과정을 거쳤다는 것. 또 윤 시장은 박 의원과 직접 만나 가방에 넣은 현금 1억원을 추가로 전달했다.
김 군수는 2002년 2월 밤 늦은 시간에 청도읍 고수리 자신의 집에 찾아온 박 의원에게 현금 5억원을 건네주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날 김 군수는 미리 준비해둔 현금 1억원이 담겨있는 사과박스 5개를 집앞 주차장에 세워둔 박 의원의 승용차 트렁크에 직접 옮겨실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윤 시장과 박 군수는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으나, 17일 오후 박 의원과 대질신문을 벌이고 계좌추적 결과를 제시하자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수사를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수사진은 1년 가까이 끈질기게 계좌추적과 조사를 벌여 이들의 혐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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