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 많더니 결국"...경산·청도 반응

입력 2004-01-17 11:35:23

2002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공천과 관련, 윤영조 경산시장과 김상순 청도군수가 한나라당 박재욱 의원(경산.청도)에게 수억원의 공천 헌금을 건넨 혐의로 긴급체포되자 지역 주민들은 "풍문이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산지역 주민들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분위기로 경산.청도지역에서는 일부 광역의원들은 1억5천만~2억원, 시장은 10억원 이상 공천 헌금을 주었을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지방선거 이후 일부 낙천자들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등 공천 잡음이 일었던 만큼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지난 12일 학교 공금 횡령혐의로 한나라당 박재욱 의원이 구속되면서 공천 헌금 수사에 가속도가 붙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윤 시장의 긴급체포가 오는 17대 총선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산시청 공무원들은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삼삼오오 모였으나 윤 시장 체포건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 시장이 16일 오후 3시40분쯤 임의동행 형식으로 검찰에 출두한 후 경산시 간부들은 각종 채널을 동원해 사법처리 여부 등에 대해 정보 수집을 하면서 대책을 숙의했다.

경산시청 한 간부는 "윤시장 취임 1주년을 넘기면서 경마장 유치와 골프장 건설 등 대형 지역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은 상황에서 이번 일로 이들 사업의 추진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이번 기회에 낱낱이 밝혀져 잘못된 구태 정치문화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순 청도군수가 긴급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청도군청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선인 김 군수는 1기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뒤 2기때는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다가 3기때 다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각종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된 박모(65)씨 등 군수출마자 예상자들은 탈당한 김 군수에게 공천이 넘어가자 당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 군수 당선 후 그대로 넘어가 이번에는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도군청 직원들은 김 군수의 역점사업인 상설소싸움장 개장(3월6일)을 앞두고 이같은 일이 발생해 사업추진에 엄청난 차질을 초래하게 됐다며 걱정하고 있다.

이원동 청도부군수를 비롯한 간부들은 밤을 새우며 검찰조사를 지켜보았다.

청도.최봉국기자 choibok@imaeil.com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사진:윤영조 경산시장의 긴급체포와 하위직공무원들의 떡값수수 적발로 치욕스런 하루를 보낸 경산시 공무원들이 17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실,과,사업소,읍.면 계장급 이상 간부들에 대한 긴급비상회의에 참석한 후 시민들의 비난여론을 걱정하며 씁쓸한 표정으로 청사를 나서고 있다.정운철기자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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