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 의원 "진실 공개할지 고민중"

입력 2004-01-16 17:17:48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은 '안풍사건'의 자금 출처와 관련, "진실공개 문제를 놓

고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강 의원은 16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노영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

안풍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최근 심경을 밝혀 달라"는 변호인측 요청에 "진실을 밝

힐지, 모든 것을 안고 감옥에 갈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라며 "제게 정리할 시간을 좀

달라"고 호소했다.

강 의원의 이날 발언은 안풍 자금의 출처를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최근 모종의

심경 변화를 일으킨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강 의원이 "자금출처 만큼은 밝힐 수 없으며 무덤까지 안고 가겠다"는 종

전의 단호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돼 세간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 의원은 "작년 9월 1심 유죄 판결후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국회의원직 사퇴

서도 냈다"며 "당시 심정은 내가 모든 것은 안고 가겠다는 것이었고, 재판중에도 '

제가 알고 있는 비밀을 무덤까지 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말한 적 있다"며 떨리는 목

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그러나 "자금 출처를 둘러싼 보도가 나온 이후 나흘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말 같지만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것이 현재의 제 심정이

고 인간적 의리가 국민과 역사에는 커다란 배신행위로 나타나는 것이 두렵다"고 말

해 심경변화를 강하게 시사했다.

강 의원은 이어 "많은 사람들이 정계은퇴까지 한 마당에 왜 진실을 밝히지 않느

냐는 말을 한다"며 "진실을 밝힐지, 감옥을 갈지 가능하면 다음 재판 때까지 입장을

정리할 예정인 만큼 재판부가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강 의원은 또 변호인 신문을 통해 "당시 받은 돈은 안기부 예산이 아니라 정치

자금"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으며, 최근 정인봉 변호사의 폭탄선언과 관

련, "사전에 이 문제를 서로 논의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언론보도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라며 "재판이 언론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점은 명백한 만큼 이

해당사자들은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언급,

이목을 끌었다.

이날 재판에는 95~96년 안기부 지출관으로 근무하면서 김기섭 전 운영차장이 달

라는대로 예산을 내줬다는 김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재판부는 미국으로 출국해 이날 재판에 불출석한 엄삼탁 전 안기부 기조실장을

다음 기일에 재소환한 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증인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2월 6일 오후 2시.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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