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가 적' 백승홍-강재섭 맞대결로

입력 2004-01-15 12:16:58

백승홍(白承弘) 의원의 탈당이 지역 정가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은 한나라당 대구의원간의 연대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백 의원의 개인적 역량에 따라 무소속 바람이 일 개연성도 없지않다.

또 서구출마를 선언한 만큼 중.서구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재섭(姜在涉) 의원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대구 대표선수라는 강 의원으로선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지역 정치권에 미칠 파장=백 의원이 지역 정치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그의 탈당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대구의원 상당수가 탈당을 폄훼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그의 부재를 단순 '사건'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듯하다.

특히 윤영탁(尹榮卓).현승일(玄勝一).손희정(孫希姃) 의원의 불출마로 대구 의원간 연대에 구멍이 난 상태에서 백 의원의 탈당은 지역 정치권의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다 수성갑의 김만제(金滿堤) 의원과 이원형(李源炯) 의원이 공천을 두고 양보 없는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김.이 의원 두 사람은 이미 단순 경쟁관계를 넘어섰다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또 대구 동구의 강신성일(姜申星一) 의원과 임대윤(林大潤) 전 동구청장, 북갑의 박승국(朴承國) 의원과 이명규(李明奎) 전 북구청장, 북을의 안택수(安澤秀) 의원과 홍동현(洪東鉉) 당 연수원 교수의 공천결과 역시 지역 정가의 재편을 촉발시킬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방적 낙점은 두고두고 잡음과 여진을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전력 약화를 가져올 수도 있어 보인다.

따라서 백 의원의 탈당 여파가 향후 무소속 바람으로 번질 경우 한나라당 일색의 분위기를 흩어 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 의원은 "지역 정서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기존 한나라당 정서로는 일방통행이 어렵다는 것이 전반적 분위기"라며 "이미 '한나라당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시절은 옛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나 강재섭 의원은 "무소속 바람은 기존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거나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에서 오는 것이지 야당을 배신하고 가는 마당에 지역 정가 재편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불편한 마음을 대신했다.

◇서구 쟁탈전과 중.남구 변수=백 의원이 서구를 택함에 따라 강 의원과의 정면 대결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정치개혁이란 큰 물결속에서 (백 의원이) 걸러질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백 의원은 "정치적 뿌리가 서구인 만큼 이재용(李在庸) 전 남구청장 보다 강 의원이 쉬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군들에겐 틈새 전략을 발휘할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게 된다.

두 사람이 표를 나눠가지면 제3자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한나라당 서구지구당 협의회장단이 백 의원의 서구 행을 적극 만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중.서구 통합안에 손을 들어줄 경우 강.백 의원간 맞대결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중.남구 통합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어 강-백 두 현역 국회의원의 정치생명을 건 한판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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