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혁명 몰고 온 일본의 신칸센-(5.끝)한발 앞서가는 철도기술

입력 2004-01-15 09:35:33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속철 개발에 착수, 1964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일본은 지속적인 개발과 투자로 현재까지도 세계 제일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는 모두 한 세대를 앞서 내다보는 일본인들의 준비성과 철저한 사후관리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일본은 1957년부터 신칸센 개발에 착수, 세계 최초의 고속철 상업운행을 실시했으며 신칸센 개통 직후에는 바로 차세대 열차인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몰두했다.

또 신칸센열차의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300계, 500계, 700계 열차 등으로 지속적인 성능개선을 계속해 오며 속도와 서비스를 향상시켜 왔으며 닥터옐로우 등의 검측차를 비롯해 ATC, CTC 등의 종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제 신칸센은 대만으로 수출길을 열면서 일본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한발 앞서가는 일본의 철도기술

지난 2일 JR동해와 일본 철도종합기술 연구소는 자기부상열차 주행시험에서 유인(有人)주행 세계 최고속도인 시속 581km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독자 개발한 리니어 자기부상열차의 시험주행은 야마나시현에 있는 자기부상열차 시험구간에서 실시됐다.

일본은 1964년10월 도카이 신칸센(도쿄-오사카)을 개통한 이후 1개월만인 64년11월 차세대 열차인 자기부상열차 개발 프로젝트에 곧바로 돌입, 지금까지 지속적인 개발.연구를 계속해 와 자기부상열차 분야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이용상 박사는 "남들보다 한걸음 앞서 다음 세대를 내다보는 일본의 준비성이 오늘의 일본 철도기술이 있게한 원천"이라며 "우리도 고속철 개통에 자축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은 기술력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자기부상열차의 요금수준이 현재 신칸센 운행요금(도쿄-오사카 1만4천엔)의 3배 이상으로 책정돼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경제성을 어떻게 달성하느냐에 자기부상열차 상업화의 관건이 달려 있다.

JR동해는 "자기부상열차의 영업운전속도로 예정하고 있는 시속 580km에서 신뢰성과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주행시험을 실시했다"며 "당초 예상치를 넘어섰으므로 앞으로는 시속 580km 이상의 주행시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기부상열차는 열차와 선로간 마찰을 줄이기 위해 자력을 이용, 선로에서 약간 뜬 상태로 운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전력설비 등을 감안할 때 자기부상열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580km 안팎이 한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신칸센

지난해 1월 일본 JR은 대만의 고속철 공사를 수주하면서 신칸센의 기술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뻗어나가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일본은 미쓰비스 중공업 등 7개사의 컨소시엄을 통해 대만 타이베이와 남부 가오슝을 잇는 총연장 345km의 고속철도 입찰에서 모두 5개 구간중 4개 구간의 공사와 함께 차량, 신호통신시스템, 여객안내시스템 등 총 5천300억엔에 달하는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 일본은 중국 정부가 건설을 추진중인 베이징-상하이 간 고속철도 수주에도 프랑스의 떼제베(TGV), 독일의 이체(ICH)와 함께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공사는 125억달러 규모로 그리 큰 규모의 공사는 아니지만 향후 중국 고속철도의 표준으로 장차 중국 대륙 구석구석을 연결하게 된다면 금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하지만 기술을 제공하는 JR에서는 금액을 떠나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끝까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JR동해 홍보팀의 마츠모도 차장은 "대만의 경우는 신칸센의 전 시스템을 한꺼번에 도입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중국의 경우는 신호.차량.선로 등의 부분적 계약을 원하고 있다"며 "부분적으로 도입을 하게 된다면 시스템 상호간의 호환여부와 안전성을 담보 할 수 없어 JR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마츠모도 차장은 "만일 중국이 끝까지 부분적 도입을 원한다면 JR로써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수출을 통해 수익증대를 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담보할수 없는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일본 신칸센의 명성에 오히려 누가 될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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