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국가적으로나 국민 모두에게 시련이 컸던 한 해였다.
북핵위기, SK글로벌 사건, 신용불량자 증가, 가계부채 문제, 이라크전쟁, 사스공포,
부안사태 등 어려운 일이 많았다.
줄어든 일자리와 벌어진 소득격차는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여기에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제 주변의 허물까지 불거져 국민 여러분을 실망스럽게 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부는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서 회복 문턱에 들어선 경기가 하루라도 빨리 살아
나도록 하겠다.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다. 올해는 일자리 만들기를 정책의 최
우선 순위에 두겠다. 이를 위해 정치권에서 제안한 바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
제지도자 회의'를 개최,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도록 하겠다.
투자를 일으키는 궁극적인 동력은 경쟁력이고,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혁신과 인
재양성이다. 정부내에 분산된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산업정책을 유기적으로 통합,
국가 전체의 혁신역량을 극대화하겠다.
금융, 의료, 법률, 컨설팅 같은 지식산업도 집중 육성해가겠다. 고용효과가 크
고 서민경제와 밀접한 유통, 문화, 관광, 레저 등 서비스산업도 더욱 발전시켜 가겠
다.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위해 올 상반기 중에 금융, 세제 등의 개선방안을 내놓겠
다.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과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 시장개혁 프로그램도 일관성 있
게 밀고 나가겠다.
부동산 가격은 그 자체가 서민생활이다.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나 경쟁력 강
화를 위해서 집 값, 전세 값은 반드시 안정시키겠다. 흔들리지 않고 가겠다. 투기로
인해 서민들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 주택물량 공급에도 차
질이 없도록 하겠다. 올해 국민임대주택 10만호를 비롯해 총 50만호를 건설하고, 무
주택 우선 공급물량을 75%로 확대하는 정책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
사교육비 해결과 공교육 정상화 문제는 어려운 과제이나, 결코 포기하거나 방치
하지 않겠다.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
노사관계의 안정없이 경쟁력 강화도 일자리 창출도 어렵다. 작년 한해 노사분규
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2002년에 비해 20%가량 줄었다. 근로자 여러분은 올 한해만
이라도 생산성 향상을 초과하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 주길 바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도 심각한 문제이다. 근로
조건이나 임금 면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전체 근로자를 위해서
스스로 절제하고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
기업인 여러분도 정부의 공권력이나 사회 일각의 분위기에만 의지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스스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근로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진지하게 노조를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도 사용자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부문부터 솔
선수범하겠다. 함께 협력해서 노사문화를 바꿔보자. 올해를 '노.사.정 대타협'의
신기원을 이룩한 해로 만들어 보자.
균형발전 3대 특별법이 공포, 이제부터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발전하는 '균형발
전시대'로 간다. 먼저 낙후된 지방부터 살리겠다. 올해 5조원의 균형발전 특별회계
를 편성하고 지방에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충청권은 정치와 행정 중심, 연구개발과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것이다.
이에 따라 신행정수도와 1시간권에 있는 호남은 문화와 광산업, 중국 진출의 전진기
지로, 영남은 항만.물류산업의 중심거점이자 자동차, 조선, 첨단 나노산업의 집적지
로, 강원과 제주는 관광과 건강, 생명,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지로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수도권은 새로운 성장관리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집값, 교통문제, 대기오염
등 과밀로 인한 고통과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풀어
야 할 것은 과감히 풀면서 난개발과 환경오염은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곧 내놓겠다.
서울은 국제금융과 비즈니스의 동북아 경제수도로, 경기도는 전자, IT(정보기술)
산업이 주류를 이루는 첨단 경제거점으로, 인천은 동북아 물류와 외국인투자 중심도
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러한 '신성장관리계획'이 현실화되면 수도권은 10년
이내에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허브로 탈바꿈할 것이다.
안정적 남북관계 구축은 동북아 경제중심전략의 관건이다. 남북관계는 조용한
가운데 착실하게 진전되고 있다. 올해에도 튼튼한 안보의 토대위에서 남북관계를 더
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철도와 도로가 연내 개통, 개성공단 시범단지
하반기 가동 등 6.15 남북정상회담의 정신이 실천되고 있다.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
결되면 남북관계는 또 한번, 획기적인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지금 한미관계는 그 어느때보다 돈독하다. 북핵문제 해결, 주한미군 재배치, 이
라크 파병, 자주국방정책 등에 대해 서로 깊이 이해하며 협력하고 있다. 굳건한 한
미 우호관계는 우리 안보와 경제, 동북아지역의 안정은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하다.
올해 총선이 끝나면 우리 정치는 또한번 국민을 위한 정치로 바뀔 것이다. 작년
한해는 우리 정치가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진통의 시기였다. 불법과 반칙, 부
패와 특권의 유착구조를 끊기 위한 진통이었다.
당정분리의 원칙을 지키고 검찰권 독립을 실천하고, 언론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
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고비만 참고 넘기면 지난 수십년간 끊어내지 못
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완전히 해체될 것이다.
변화의 과정을 혼란과 분열로만 보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변화를 통해 새로
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제 이런 변화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
적 대세가 됐다.
올해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빠른 시일내에 안정된 질서로 정착시켜 새로운
희망을 꽃피워 가겠다. 그 기반위에서 국정안정과 국가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일
잘하는 정부, 국민과 성실하게 대화하는 정부가 되겠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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