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공업도시를 그린 녹지공간으로
한국인들이 나고야를 찾았을 때 가장 놀라는 것은 나고야 시내를 관통하는 폭 100m짜리 광로다.
철도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육상교통보다는 철도와 지하철 등 궤도 교통에 무게를 두는 일본에서 폭 100m짜리 도로라니.
하지만 한국인들의 입을 더 벌어지게 만드는 것은 폭 100m짜리 광로의 중앙분리대. 중앙분리대가 광로 폭의 70%를 잡아먹고 있다.
중앙분리대에 거대한 공원을 조성해놓은 것이다.
신칸센 개통 이후 한 때 침체에 빠졌던 나고야는 이처럼 쾌적성까지 무기로 동원, 일본 최고 도시 도약을 노린다.
◇도시경쟁력은 쾌적성에서
나고야는 굴뚝공장이 예로부터 많고 지금도 제조업 중심기지라는 생각에 많은 일본인들은 나고야를 잿빛 도시로 받아들인다.
실제 나고야 시민들은 1970년대, 1980년대 공장이 많았을 때는 공기가 꽤나 탁했다고 했다.
그러나 나고야는 다양한 '그린 프로젝트'를 도입, 시내를 일본내에서 으뜸가는 쾌적도시로 가꿔나가고 있다.
나고야시는 시내에서 가장 큰 광로 중앙분리대를 공원으로 조성했고 시민들에게 호소해 가정과 사무실, 공장 등 공간만 있으면 꽃을 심고 나무를 가꾸도록 했다.
나고야시는 또 시내의 히가시야마 공원, 헤이와 공원 등 야트막한 산을 푸르름의 상징으로 원형을 보존토록 했다.
새로운 녹지의 생산과 기존 녹지의 보존이 깨끗한 공기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고야는 또 공업도시답게 수질보전을 위해 뛰어난 하수처리기술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상하수도협회가 '한 수' 배우기 위해 방문할 정도. 지난 2002년에는 '나고야 하수도전'을 개최, 세계 각국의 하수처리 기술자들이 방문했다.
시간당 50mm의 비에도 대처 가능하도록 설계된 하수도는 용량이 크며 처리된 하수를 모두 재생수로 이용할 만큼 처리 기술이 뛰어나다.
하수처리장이 15곳에 이르고 발생된 오니만 따로 처리하는 오니처리시설도 3곳이나 있다.
수질보전책 덕분에 나고야 중심을 흐르는 호리카와 강은 빼어난 수질을 자랑한다.
깨끗한 물이 흐르면서 강 주변의 건물까지 덩달아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
나고야시는 깨끗한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 1999년 '쓰레기 저감을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 시행에 들어갔다.
공기나 물은 상당 부분 정화가 가능하지만 쓰레기는 줄이지 않으면 매립량 증가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치유 불가능한 '악성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나고야시는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도시의 근간이 쓰레기 저감이라고 설명하고 시민들의 협조를 바랐다.
시민들은 분리수거 노력을 기울여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자원을 줄였고 1999년 비상계획이 발표된 그 해 바로 효력이 발생했다.
나고야 시민들이 병에 든 우유를 사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포장재료를 줄이는 방법 등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했던 것.
매년 증가해왔던 쓰레기 연간 총배출량은 1998년 117만3천t을 정점으로 1999년 113만4천t, 2000년 108만4천t으로 급감했으며 2001년 110만4t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예전에 비해서는 크게 준 편. 비상계획이 발표된 지 2년 만에 나고야의 연간 쓰레기 배출량은 무려 20만t 가까이 줄었다.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는 1998년 15만1천t이었지만 1999년 21만7천t, 2000년 29만7천t, 2001년 34만5천t으로 급상승했다.
결국 최종 쓰레기 매립량이 줄어 1999년 21만6천t이었던 매립량은 2000년 14만8천t, 2001년엔 13만4천t으로 감소했다.
이런 결과, 나고야는 일본 주요도시 가운데 주민 1인당 하루 쓰레기 발생량이 가장 적은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나고야의 주민 1인당 하루 쓰레기 발생량은 916g. 오사카의 경우, 1천787g, 고베 1천679g, 교토 1천425g, 도쿄 1천425g 등과 비교할 때 대단한 실적.
나고야시 관계자는 "지방정부가 규제를 통해 쓰레기 저감에 나서더라도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제대로된 효과를 내기가 불가능하다"며 "쓰레기 적은 도시 나고야는 새로운 도시 경쟁력이 됐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설명)나고야시는 다양한 '그린 프로젝트'를 도입, 시내를 일본내에서 으뜸가는 쾌적도시로 가꿔나가고 있다. 도로폭 100m짜리 광로에 연결된 숲들과 나고야성을 둘러싼 공원도 맑은 공기를 생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박순국기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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