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대륙의 최초 발견은 1492년 콜럼부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첫 발견자가 아니란 것은 상식화된 일이다.
어떤 역사가는 서기 958년경의 스칸디나비아 탐험가 헤리울프슨을 최초 발견자로 주장한다.
그린란드로 가다가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 중 아메리카를 처음 만나게 됐다는 것이다.
973년 무렵에는 에릭슨이라는 사람이 정착촌까지 세웠다는 주장이 덧붙여진다.
이런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콜럼부스가 최초 발견자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고 했던가. 콜럼부스는 공인기록을 가질만한 공로라도 있었지만 가만히 앉아 아메리카를 따먹은 사람도 있다.
이탈리아의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그 장본인이다.
베스푸치는 자기가 콜럼부스보다 먼저 아메리카 본토를 발견했다며 1497년 날조된 항해보고서를 제출했다.
공교롭게도 한 지도 제작자가 베스푸치의 항해기록에 속아 아메리카 대륙에 아메리고란 '탐험도둑'의 이름을 붙이고 만 것이다.
아메리카는 도둑의 땅으로 명명된 셈이다.
▲이런 역사의 오류는의외로 많다.
1927년 찰스 린드버그가 최초로 대서양 횡단비행을 했다는 것도 잘못 알려진 사실 중 하나다.
그는 67번째 횡단 비행자였다고 한다.
린드버그가 각광받게된 것은 승객 없이 단독으로 첫 비행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북극의 최초 정복에 관해서도 논란이 없지 않다.
북극 정복을 먼저 발표한 사람은 프레데릭 쿡이다.
그러자 5일 뒤 로버트 피어리가 자신도 1909년 4월 6일 북극을 정복했노라고 발표했다.
▲문제는 쿡이나 피어리 모두 확신을 심어줄 자료를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쿡은 각종 증빙자료를 잃어버렸다고 얼버무렸고, 피어리는 진실성이 의심되는 자료를 내놨다.
피어리의 일기장은 탐험용으로 보기에는 너무 깨끗했고, 하루의 이정이 당시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거리였다.
그러나 탐험비용을 대줬던 미국 지리학회가 피어리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최초 정복의 영예는 피어리에게 돌아간 것이다.
▲산악인 박영석(41)씨가 이끄는 남극 원정대가 오늘 극점을 밟는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30일 남극 북서쪽 해안의 허큘리스를 출발한 지 44일 만의 일이다.
예정대로 도착할 경우 원정대는 장비 및 식량의 중간보급 없이 도보와 스키만으로 극점에 가장 빨리 도달한 기록 보유자가 된다.
그런데 갑작스런 경합자가 나타났다.
영국의 피오나 손윌이라는 여성이 11일 같은 조건으로 42일 만에 극점에 도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녀의 출발지점이 30km 앞선 게 기록 공인의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궁금해진다.
박진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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