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이 요즘 제철이다.
굴은 겨울을 지나 3, 4월까지 가장 맛있다.
산란 전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 향긋하게 씹히는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굴은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이 더 즐기는 음식이다.
서양에서는 수산물을 날 것으로 잘 먹지 않지만 굴만은 예외적으로 날 것을 즐겨 먹는다.
'Eat oysters, love longer'(굴을 먹어라. 보다 오래 사랑하리라). 서양인들은 오래 전부터 굴을 정력제로 여겼다.
대작가인 발자크는 한번에 1천444개의 굴을 먹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나폴레옹 1세는 전쟁터에서도 매일같이 굴을 먹었고, 카사노바가 즐긴 음식도 바로 굴이라고 한다
◇굴은 영양소의 보고=굴에는 글리코겐과 미량영양소인 아연(Zn)이 많다.
글리코겐은 에너지의 원천이고 아연은 정액 중에도 다량 존재해 성호르몬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굴을 일종의 최음(催淫) 식품으로 여겨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굴에는 철분과 타우린이 풍부히 들어있다.
굴 8개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철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굴에는 철분이 인체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구리도 많이 들어있어 빈혈에 좋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를 발달시키며 심장.간 기능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함황(含黃) 아미노산이다.
타우린과 아연은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과 학습능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화흡수가 뛰어나 영양식품으로 통한다.
굴 중의 칼슘, 비타민 A, B 등은 시신경을 안정시켜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변비를 막고 피부를 곱게 하는 작용을 해 여성을 위한 미용식품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굴 중의 DHA, 아연, 비타민 A.B.C 등은 고혈압, 뇌졸중 등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으며 칼슘은 골다공증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
저칼로리 영양식으로 비만을 막아주는 음식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는 '굴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피부색이 좋아진다'고 적혀있다.
한방에서는 굴껍질을 소금물에 넣고 끓인 뒤 불로 태워 만든 가루를 식은 땀을 그치게 하고 설사와 여성의 냉.대하, 남성의 조루증 등에 처방하기도 한다.
◇좋은 굴은=굴에 대한 잘못된 상식 중 하나는 알이 작은 굴은 자연산이고 알이 굵은 굴은 양식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크기가 작은 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굴은 투석식(돌에 들러붙게 해 키우는 방식)이든 수하식(줄에 꿰어 바다 한가운데에서 키우는 방식)이든 시설만 해놓으면 바다의 플랑크톤을 먹으며 스스로 자란다.
서해안 돌굴은 만조시에만 바닷물에 잠기어 섭취하는 플랑크톤의 양이 적어 알이 작은 것이다.
남해안 수하식 굴은 성장기간 내내 해수에 잠겨있어 플랑크톤의 섭취량이 많아 알이 굵고 통통하며 영양이 풍부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굴의 70∼80%는 청정해역인 남해안 통영산이며, 20∼30%정도 되는 작은 굴은 서해안산으로 주로 젓갈을 담는데 쓰인다.
굴을 고를 때는 신선도에 중점을 둬야 한다.
빛깔이 너무 희지 않고 밝고 선명하며 유백색이 싱싱한 것이다.
광택이 있고 만졌을 때 오돌토돌한 굴이 싱싱하다.
맛을 보았을 때 바닷물 특유의 짠맛이 남아있어야 한다.
굴 가장자리에 붙은 검은 테두리가 짙고 선명한 것이 좋다.
보통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것은 껍질을 깐 상태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빛깔로 판별해야 한다.
육질이 희끄무레하고 퍼져 있는 것은 오래된 것으로 소금물에 불려 싱싱한 것처럼 판매하는 것일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요즘엔 중국산 굴도 많이 유통되고 있는데 굴이 거뭇거뭇하고 윤기가 안 나는 것은 중국산일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굴을 잘못 구입하면 자칫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
현지에서 수확한 싱싱한 굴을 집에서 맛보려면 굴수협(경남 통영시) 중도매인을 통해 구입하면 된다.
보통 굴 경매는 매일 오후 5시 30분경에 시작되는데 전화로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서부정류장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다.
5㎏짜리 한 박스(밥그릇 20∼25공기 분량)가 택배비 포함 평균 3만∼3만5천원선으로 시중보다 저렴한 값으로 싱싱한 굴을 맛볼 수 있다.
김장철이나 명절때는 값이 오른다.
몇 가정이 함께 주문해 나눠 먹어도 되고, 국자로 먹을 양만 살짝 떠내고 포장봉지를 꽉 묶어 냉장실에 넣어두면 2, 3일까지는 싱싱한 생굴을 먹을 수 있다.
중도매인 연락처는 굴수협 홈페이지(www.oyster.or.kr, 055-645-4511∼4)에 자세히 안내돼 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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