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골프의 새 강자 스튜어트 애플비(32)가 쟁쟁
한 우승후보들을 제치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04 시즌 개막전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애플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 7
천263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 최종라운드에
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22언더파 270타로 지난해 상금왕
비제이 싱(피지.271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석달전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지난해 챔피언 30명만 초대받은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애플비는 불과 3개월만에 다시 정상을 밟으며 투어 통
산 승수를 5로 늘렸다.
또 애플비는 우승상금 106만달러와 함께 왕중왕전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 내년
출전권도 가장 먼저 확보했다.
전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였던 싱을 2타 차로 제치고 1위 자리를 재탈환한
애플비는 이날 초반 경쟁자인 싱의 부진으로 손쉽게 우승컵을 차지하는 듯 했다.
첫 3개 홀을 파행진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우승컵을 놓고 경쟁 중인 싱이
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타수 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
지난 사흘간 선두그룹에서 각축을 벌여온 싱은 이후에도 좀체 추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고 애플비는 초반 3개 홀을 파행진한 뒤 4번홀(파4)과 5번홀(파5)에서 잇
따라 버디를 뽑으며 싱을 무려 6타 차까지 따돌렸다.
반면 싱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며 핀이 경사면에 자리를 잡은 8번홀(파4)에서
는 다시 3퍼트 실수를 범했고 이후에도 3m 이내의 짭은 퍼트를 잇따라 놓치며 3위
레티프 구센(남아공)에게까지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애플비가 지키기 플레이로 일관하는 사이 '모
아니면 도'를 택한 싱이 줄줄이 버디를 엮어내며 맹추격, 우승컵의 향방은 다시 안
갯속으로 빠져 들었다.
싱은 14번홀(파4)에서 1온을 노린 드라이브샷이 그린 턱에 못미쳐 거친 러프로
들어갔고 15번홀(파5)에서는 간신히 그린 위에 올린 볼이 경사면을 타고 밖으로 굴
러나가는 불운 속에서도 타수를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더욱이 싱은 그린 뒤 경사에 떨어진 볼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내렸던 16번홀(
파4)에서는 6m짜리 롱퍼팅을 컵에 떨구며 애플비를 2타 차까지 추격했다.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던 싱이 뒷심을 발휘하자 12번홀(파4)에서 3퍼트 실
수로 1타를 까먹은 뒤 불안해진 애플비는 이후에도 퍼트 실수를 연발하며 제자리걸
음을 거듭했다.
숨가쁜 추격을 거듭하던 싱이 17번홀(파4)에서 4.5m짜리 퍼트를 놓쳤지만 여전
히 불안한 상황에서 맞은 18번홀(파5).
애플비는 두번째샷을 오른쪽 관중석 펜스 쪽으로 보낸 뒤 드롭한 볼이 다시 잔
디 사이에 깊게 박혔고 싱이 2번째샷을 핀 30m 앞에 떨구면서 자칫 다잡은 우승컵
을 날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애플비는 침착하게 세번째샷을 핀 2m 거리에 붙인 뒤 2퍼트로 마무리,
파로 막아내며 버디를 낚은 싱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진땀나는 승부끝에 우승한 애플비는 "핀 위치가 까다로워 버디 욕심을 내지 않
고 경기했다"며 "싱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을 알았지만 결국 승리는 나에게 돌아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록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싱도 상금 60만달러를 챙기며 올시즌 '황제' 타이
거 우즈(미국)을 제치고 1인자 자리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특히 싱은 드라이브샷 비거리(294.9야드) 3위, 페어웨이 안착률(78.3%) 공동2위,
그린 적중률(84.7%) 4위, 라운드당 퍼팅 수(29.5개) 5위에 오르며 이번 대회에서도
'3박자'를 모두 갖춘 가장 견고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싱은 "2위라는 결과에 실망하지 않지만 우승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분명 실망하
고 있다. 너무 늦게 추격에 나섰다"며 아쉬워했다.
전날 65타의 맹타로 공동5위에 올라 역전 우승을 노렸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
즈(미국)는 2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15언더파 277타 공동4위에 그치며 지난해 간신
히 지켜낸 '올해의 선수' 타이틀 방어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디펜딩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는 최종일에도 부진, 1타를 줄이는데 그치
며 합계 4언더파 288타 공동21위로 대회를 마쳤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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