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고객 입장서 보면....이동통신3사 분석

입력 2004-01-13 09:28:16

올해 1월1일 번호이동성이 도입된 이후 8일만에 KTF나 LG텔레콤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를 옮긴 SK텔레콤의 고객이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동통신 시장이 급격한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사 선택기준으로 '저렴한 요금(40%)'을 가정 먼저 꼽았고, 그 다음으로 '통화품질' '부가서비스'를 지적해 브랜드 위주의 관행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통신 3사 경쟁력의 핵심인 요금을 해부해 본다.

◇표준요금제=가장 일반적인 표준요금의 기본료는 SK텔레콤과 KTF가 1만4천원이고, LG텔레콤은 1만3천원으로 1천원이 싸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10분씩의 무료통화를 보장하고 있지만, LG텔레콤은 무료통화가 없다.

또 LG텔레콤은 야간(2천원) 및 휴일(1천원)에 50%씩 할인을 받으려면 추가요금을 내야 하다.

10초당 '평상' '할인' '심야' 요금이 각각 SK텔레콤 20원, 13원, 10원이고, KTF는 18원, 14원, 10원이며, LG텔레콤이 18원, 18원, 18원인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KTF와 LG텔레콤이 비슷하고 SK텔레콤이 조금 높다고 할 수 있다.

◇약정할인제=지난해 하반기 LG텔레콤이 처음 시행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약정할인제는 번호이동성 경쟁의 최대 무기가 되고 있다.

KTF는 1월1일부터, SK텔레콤은 1월5일부터 전격적으로 약정할인제를 도입해 맞불작전에 나선 것이다.

약정할인제는 고객이 18개월 또는 24개월 2종류 중 하나에 가입할 수 있는데, 요금구간(2만원~4만원 이하, 4만원~7만원 이하, 7만원 초과)에 따라 15%에서 최고 40%까지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다.

그렇지만 이동통신사에 따라 할인율에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LG텔레콤과 KTF는 구간별로 15%, 20%, 30%(이상 18개월) 및 20%, 30%, 40%(이상 24개월)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반해, SK텔레콤의 할인율은 15%, 20%, 25%(18개월)와 20%, 25%, 35%(24개월)이어서 KTF나 LG텔레콤에 비해 할인율이 조금 낮은 편이다.

또 소비자들은 약정할인에 가입할 수 없는 요금제가 있다는 점에 주의, 꼼꼼하게 비교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맞춤요금=연인들을 위한 '커플요금'은 통화량과 패턴에 따라 이동통신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만큼 요금 차이가 많이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TTL커플요금은 1만7천500원의 기본료를 내면 150분 무료통화와 심야 6시간의 무료통화 시간을 주고, LG텔레콤은 1만7천원 기본료에 200분 무료통화에 심야 무제한 무료사용이 가능하다.

KTF는 매달 2만2천365원을 내면 연인간 시간대에 관계없이 무제한 통화를 할 수 있는 무제한커플요금을 내놓았다.

연인간 통화량이 많을 경우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품이다.

이 때문에 지난 해 8월 무제한커플요금 출시 이후 무려 3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으며 대박을 터트렸다.

통화량이 많은 친구들을 위한 '지정번호할인제'도 젊은층의 관심을 끄는 상품이다.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모두 기본료는 1만6천원으로 똑같지만, 10초당 요금과 할인회선, 할인율은 큰 차이가 난다.

SK텔레콤은 10초당 21원의 요금을 적용, 지정 3회선에 한해 40%를 할인해 주지만, LG텔레콤은 10초당 18원의 요금으로 지정 3회선을 50% 할인해 준다.

KTF는 10초당 18원의 요금을 적용하면서도 지정 6회선을 40% 할인해 주고 있다.

자주 연락하는 친구가 3명 이내면 LG텔레콤이, 3명이 넘으면 KTF가 유리한 셈이다.

◇SK텔레콤의 입장과 분석=위에서 분석한 요금제를 보면, 선발주자인 SK텔레콤에 비해 후발주자인 KTF나 LG텔레콤의 요금이 고객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SK텔레콤은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KTF나 LG텔레콤은 '신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이동통신사 요금경쟁에서 절대적으로 SK텔레콤이 불리하다.

KTF가 월 10만원 이상 사용하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무제한 정액요금' 시판을 본격화할 경우 SK텔레콤의 타격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 10만원 이상 사용고객의 월 평균 이용시간이 2천700분인 점을 고려하면, 월 10만원만 낼 경우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KTF의 무제한정액요금과 SK텔레콤 상품과의 요금 차이는 연간 200여 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고객들이 중시하는 음성통화 품질에 있어 SK텔레콤과 KTF의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번호이동성 시차도입의 혜택이 사실상 KTF에 집중되고 있다"며 "KTF도 약관인가 사업자로 지정, 요금인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이 같은 주장은 엄살(?)이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3천300만 명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입자 점유율 54%, 매출 점유율 62%를 장악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번호이동성에 따른 고객이탈로 받는 타격은 거의 미미하다는 것. 오히려 오는 7월부터 KTF(016, 018) 고객들이 SK텔레콤으로 옮길 수 있게 되면 독과점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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