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 보다 멋'
대구 동구청이 지난해 하계 U대회를 앞두고 아양교 다리 위에 설치한 아치형 오르막길(사진 왼쪽)과 팔공산 능선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겨울철에 접어든 이후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인도위에 나무를 덧씌워 만든 아치형 오르막길에 겨울들어 서리가 내리자 보행자들이 미끄러지는 일이 잦을 뿐 아니라 노약자나 자전거 등의 통행이 어렵기 때문. 또 팔공산 능선을 형상화한 다리 입구의 대형 조형물은 '예술성'과 '상징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 8월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아양교 입구에 팔공산 능선을 형상화한 높이 20m의 알루미늄 조형물을 만들고 다리위 인도에는 금호강의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불로동 고분의 선을 본떤 아치를 설치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경사가 심해 다리 통행이 어려워졌다며 계속 불편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 박모(52)씨는 "자전거를 타고 아양교를 출퇴근하는데 오르막길을 올라가기가 너무 힘들다"며 "특히 겨울들어서는 새벽에 서리가 내리면 미끄럽기 때문에 통행이 어려워 아예 건너편 인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아양교 인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모(32.여)씨는 "멀쩡한 인도 위로 굳이 비싼 돈을 들여 경사로를 조성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편을 감수할 만큼 미관이 크게 아름답지도 않아 주민 상당수가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조형물도 설치 이후 끊임없는 논란에 싸여 있다.
팔공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조형물을 처음 보는 사람마다 '무슨 작품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며 "특히 해가 짧아진 이후로는 주변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오히려 미관을 해치는 '흉물'에 가깝다는 주장을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아치형 다리의 소재가 나무로 만들어져 겨울철이 되면서 결빙에 따른 통행 지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조형물은 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 설치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안전보다 멋'
'차량안전이 우선인가, 도심 미관이 우선인가?'.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의 범어천 옆에 설치된 '가드 케이블(철선형 안전펜스)'을 뚫고 차량이 범어천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 이에 대한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새벽 이모(35.여.서구 비산동)씨의 체어맨 승용차가 TBC방송국 앞 동대구로에서 가드 케이블을 뚫고 2m아래 범어천 바닥으로 추락, 전복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만취상태에서 차를 몰다 갑자기 뛰어든 다른 차를 피하려다 도로 중앙경계석을 타넘고 가드 케이블을 들이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지름 1.8cm의 철선을 꼬아 만든 가드 케이블은 길이 15m가량이 뽑혀 나가면서 힘 없이 끊어졌다.
지난해 11월 21일 새벽에도 최모(37)씨가 몰던 승합차가 중동교 방향에서 동대구로로 우회전하다 운전 부주의로 가드 케이블을 들이받은 뒤 역시 범어천으로 추락했다.
최씨는 사고당시 시속 60km가량 속도로 운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범어천의 가드 케이블은 대구 수성구청이 지난 2002년 5월 도로를 무단횡단해 범어천옆을 지나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1억여원을 들여 왕복 2.7km구간에 설치한 것으로 (철판형)가드 레일보다 미관상 우수하다는 이유로 선택됐다.
그러나 두 차례의 사고에서 보듯 차량이 들이받을 경우 케이블 지지대(쇠말뚝)와 케이블이 쉽게 파손됐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측은 "범어천 가드 케이블은 주민을 위한 안전시설용이 주목적이며 차량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며 "차량 교통사고까지 대비하기는 솔직히 무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차량충돌시 와이어를 연결한 쇠말뚝까지 뽑혀 나갈 정도로 강도가 약하다"며 "도로에 설치된 시설물인 만큼 사고차량의 범어천 추락이 재발되지 않도록 구청에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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