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대구점 입점업체인 금강제화 지점장 이모씨가 상품권 약 5억7천만원어치를 가지고 잠적한 뒤 상당부분을 유통시켜 설밑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상품권 유통업체 관계자는 8일 현재까지 대구의 10여곳에서 3억원어치 가량이 판매됐으며 이 중 소비자들의 손에 넘어간 뒤 회수가 안된 물량이 2억원어치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대구에서 상품권을 판매하는 한 업체는 1월 3일 금강제화 본사에 확인한 뒤 10만원권 300장을 구입해 팔았으나 지점장의 잠적 소식을 듣고 8일까지 130장만 회수하는 데 그쳤다.
또 다른 상품권 유통업체는 500여장을 소비자들에게 이미 유통시켰다는 것.
금강제화측에 따르면 지점장 이 모씨가 지난 5일까지 정상적으로 출근, 상품권 판매를 해왔으나 6일부터 출근을 하지않아 채권팀을 파견해 내부조사를 해오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회사 채권팀은 8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이 지점장의 해외출국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공항에 파견하는 등 자체 추적에 나섰다.
또한 이 지점장이 이미 판매한 상품권의 일련 번호를 파악해 유통을 중단시키고 있다.
유통이 중단된 금강제화 상품권은 끝의 두자리 인식번호를 제외한 10만원권 2780001~2781000 1천장, 3429001~3430000 1천장, 2657001~2659000 2천장과 7만원권 3260501~3262000 1천500장, 2961001~2962000 1천장 등이다.
상품권 유통업계는 이 지점장이 아직 판매하지 않은 액수가 2억~3억원어치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설을 앞두고 상품권 구입이 늘어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소비자, 상품권 유통업계 등의 피해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비자 피해=대구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문제의 상품권은 약 2억원어치로 추정되고 있는데 8일까지 매장에 돌아온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설대목이나 이후엔 소비자들의 사용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설을 앞두고 선물용으로 한꺼번에 상품권 여러 장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금강제화 매장에선 문제의 상품권을 받지 않고 있는데 향후 고객과의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선물로 상품권을 받고 제품을 구입하지 못할 경우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 모두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될 것이 뻔하다.
▨상품권 유통업계=업계선 설 대목을 앞두고 상품권 시장이 얼어붙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소비자들과의 신용을 지키기 위해 상품권 회수에 나섰지만 아직도 상당수가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강제화측에서 다른 상품권으로 교체해주지않고 직원의 횡령을 절도로 몰아갈 경우 상당액의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강제화 입장=이 지점장의 소재를 찾아내기 전에는 문제의 상품권을 가지고 온 소비자들에게 제품 구입을 못하게 차단할 방침이다.
금강제화 본점 관계자는 "상품권의 거래금지를 풀 경우 이 지점장이 가지고 있는 나머지 상품권마저 유통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제품교환을 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입장=입점업체의 사고로 롯데백화점측은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 부산 등 전국에 20개 점포를 가지고 입점업체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는 자부심이 이번 사건으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하필이면 왜 롯데백화점 입점업체의 지점장이 사고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잠적한 금강제화 이 지점장이 6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지만 상품권 판매로 외근이 잦은 시점이라 8일까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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