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불종거리'상인들이 살렸나

입력 2004-01-09 13:49:13

상인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 돈을 모아 위축된 지역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 1980년대부터 10여년간 포항 최고의 유흥가였던 '불종거리'(포항시 중앙동 조흥은행에서 동빈 부두간 250m 구간)는 1990년대 후반부터 도심 외곽지역에 아파트 대단지와 백화점, 대형 소매점 등이 잇따라 생기면서 서서히 위축됐다.

이에 이 지역 상가번영회는 지난해 7월 '상권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포항시로부터 시예산 1억6천만원을 확보했다.

또 자체적으로 기금 마련에 나서 건물주 43명으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모았다.

상가번영회는 이 돈으로 도로 양편에 최고급 화강석 인도블록을 설치하는 한편 은행나무 수십그루를 가로수로 심고 가로등과 상가 간판도 일제히 정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불종거리 명소 만들기' 공사가 지난 연말 마무리되면서 식당과 소주방, 카페 등 300여개 점포가 밀집한 이 거리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포항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상가번영회측은 "대구와 경주 등 전국의 다른 지역처럼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불종거리도 최근 상권이 다소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같은 적극적인 자세로 노력하면 상권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불종거리=1910년대 일본인들이 상권을 형성했던 이 거리는 대형화재로 점포 24개가 불에 탄 뒤 1912년 신설 소방서가 불이 나면 종을 쳐서 대처하는 불종탑을 설치하면서 불종거리란 지명을 얻게 됐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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