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시대…아껴야 산다 너도 나도 '아나바다'

입력 2004-01-09 11:43:03

불황을 이기기 위해 서민들 사이에 '알뜰구매' 바람이 퍼지고 새해벽두부터 중고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아나바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단지와 유치원 등을 중심으로 중고제품을 교환해 사용하거나 반품제품 등을 싸게 파는 알뜰 상설시장이 지난 연말부터 새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성구청 경우, 새마을 부녀회 주관으로 매월 3째주 토요일마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수집해 직접판매하거나 물물교환 형식으로 운영되는 '한마음 장터'를 열고 있는데 지난해 총매출이 3천3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부터 재활용센터를 상설, 운영중인 남구청의 경우 한해동안 폐식용유 1천200ℓ를 재활용해 6천여개의 비누를 만들어 판매했고 이 밖에 중고 의류와 재생화장지 등을 판매해오고 있다.

수성구 시지보성서한타운 자치부녀회와 동구아파트 여성위원회는 곧 재사용이 가능한 가구와 컴퓨터, 전자제품 등 생활용품과 헌 옷이나 교복 등 의류를 아파트별로 모아 교환할 계획이고 달서구 아파트여성위원회에서도 한마당 나눔 바자회를 준비 중이다.

특히 젊은 주부들의 호응도 좋아 세살배기 아들을 둔 박수정(29.수성구 범어동)씨는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필요한 물품을 바꿔쓰는 '아나바다'바람이 번지고 있다"며 "그냥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인데 잘만 활용하면 가계에도 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YWCA유치원 등 상당수 유치원에서 최근들어 '옷 물려입기'나 중고 장난감, 유치원 가방 등을 모아 교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고 인터넷 중고시장도 인기다.

인터넷사이트 우리닷컴(www. woori.com)의 아울렛 몰을 비롯, SK디투디(www.skdtod.com)의 디스카운트숍과 트레이디포(www.trad epot.com)의 '반품몰', 옥션(www.auction.co.kr)의 '리퍼브 상품전' 등이 관련 품목을 선보여 중고.반품상품이 알뜰 주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수성구청 정상부 재활용담당은 "싼값에 물건을 살 수 있고 이웃간 정도 나눠 주민반응이 매우 좋다"며 "근검절약하는 건전한 소비문화가 정착되는 분위기"라 전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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