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방송사마다 각종 연예방송관련 시상식을 갖는다.
분야별로 한해를 결산하는 연말 특집방송을 겸한 공중파 방송사들의 연예방송관련 시상식은 대체로 연기, 가요, 코미디 분야 등 대충 서너개씩 된다.
해마다 시상식이 끝난후면 갖가지 뒷말들이 많았지만 이번처럼 말썽과 논란이 공개적이고 뜨거운 해도 없었던 것 같다.
이 논란중 가장 치열한 것이 SBS 연기대상이고 이 논란의 한가운데에 여류작가 김수현이 있다.
▲김수현은 SBS 연기대상 결과를 보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상이란 어떤 상이건 마땅히 받을만한 사람에게 주어져야지, 공정하지 않으면 그건 그 상을 타는 사람에게도 모욕이며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대단한 인기를 모았던 SBS드라마 '완전한 사랑'을 쓴 작가다.
그의 주장은 '완전한 사랑'의 주인공 김희애가 대상을 받지 않은 것은 공정치 않다는 것이다.
▲김수현은 1968년 MBC라디오 드라마 공모에 '저 눈밭에 사슴이'라는 작품으로 당선된 이후 발군의 재능을 발휘해 한국 드라마계를 평정한 여제라는 평가를 듣는다.
얼핏 비현실적인듯 하지만 기실 철저한 현실을 배경으로 깔고 평범한 반전을 놀라운 반전으로, 놀라운 반전을 평범한 반전으로 요리해낸다.
특히 특유의 감각적이고 현란한 언어 구사로 안방 분위기를 지배한다.
▲그의 인기 작품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70년대 '수선화' '여고동창생' 등서 부터 80년대 이후 '사랑과 진실'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사랑하니까' '내 사랑 누굴까' 최근의 '완전한 사랑' 까지 일관된 사랑 시리즈와 '배반의 장미' '목욕탕집의 남자들' 등 다양한 작품으로 안방을 장악했다.
영화 시나리오 '미워도 다시 한번'과 소설 '상처'도 썼다.
방송가에선 '김수현사단'이 존재할 정도로 그의 이름 자체가 카리스마다.
일부에선 그를 두고 방송사에 압력을 가할 정도의 문화권력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번 공격에 대한 찬반양론도 거세다.
SBS연기대상을 받은 이병헌의 '올인'파와 김희애의 '완전한 사랑'파가 맞붙기도 하고 김수현의 공과에 대한 공방도 있다.
이 논란의 한쪽 당사자인 SBS측은 "시청률, 공헌도, 연기력 등을 놓고 평가할 때 이병헌의 대상 수상은 공정했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방송사에 대한 공헌도이다.
사회 공헌도가 아닌 자사 공헌도를 시상의 중요잣대로 삼아 시상한다면 그것은 방송사의 집안잔치일 뿐이다.
집안 망년회같은 행사를 공공의 행사처럼 방영해서 시청자의 박수를 유도해서는 안된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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