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365-갓바위 일출

입력 2004-01-08 09:02:09

힘든 한해를 보냈다.

그래서인지 희망찬 새해를 맞고자 일출관광을 떠난 사람이 지난해보다 많았던 모양이다.

특히 동해 정동진, 호미곶, 태백산 등 일출관광지로 유명한 곳에는 인산인해를 이뤄 힘든 해맞이였다.

하지만 태양이 뜨는 짧은 순간이나마 만끽하면서 정성을 모아 소망을 빌었던 사람들은 행복했다.

반면 '그렇게 고생하면서까지 신년 해를 맞기 위해 부산을 떨어야 하는가'라며 조용히 자기 내면을 돌아본 사람들도 적지 않았으리라.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지만 아이에서부터 남녀노소 모두 포기하지 않고 갓바위 정상에 올라 부처님께 합장한 대구시민들도 많았다.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너도나도 소원을 빌며 삼배를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계단을 밟고 돌아보니 저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어야하는 부처님도 우리들만큼이나 힘이 들거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아보였다.

정성껏 소원을 빌어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이 힘든 계단을 올라 관봉 정상을 올랐다는 자신감으로 넘쳤다.

필자는 우리 주변에 이렇게 훌륭한 문화재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가지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상징성과 그 의미를 널리 알려 많은 사람들이 복을 다같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주변의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내려오는 사람에게 복을 주는 부처님이라 믿는다.

우리는 천연기념물인 도동의 측백수림을 비롯 불로동 고분군, 달성공원, 경상감영공원 등 타지에서는 볼 수 없는 귀중한 문화유적을 무심코 보고 지낸 것 같다.

다시금 의미를 되새겨보면 정말 위대한 문화유산인데도 말이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것만 문화재라 생각하지 말고 일상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조상들의 손때가 묻은 유산도 잘 보존하고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지"하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주차장에 내려와 다시 한번 관봉 정상을 바라보니 '약사여래불'이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 희 도

(주)우방관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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