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사관계 심상찮다

입력 2004-01-07 11:15:46

경주와 울산지역의 생산현장이 연초부터 술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와 현대중공업 비정규직노조가 협력업체를 상대로 임단협을 요구하면서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전국 굴지의 자동차 부품단지 경주지역의 생산현장이 또 한차례 분규에 휘말릴 전망이다.

게다가 민주노총과 현대자동차노조가 올 총선에서 노동계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만큼 험난한 노사정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울산과 인접한 경주지역의 크고 작은 600여개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노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울산시와 울산노동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자동차노조의 장기파업과 석유화학업체 노조의 상급단체 변경 추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 올해도 생산 현장별로 각종 현안을 쏟아낼 움직임을 보여 노사관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 또 지난해 이슈가 됐던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손배.가압류 철폐문제 등을 둘러싼 노.사.정간 불신의 골이 깊어진데다 사업장별 현안도 산적한 상태다.

새로 들어선 현대자동차노조 강성 집행부가 작년에 무산된 산별노조 전환을 다시 추진하고 철야근무 철폐나 노동시간 단축 등 새로운 요구를 쏟아낼 경우 노사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노사갈등이 심했던 석유화학업체 중 SK노조와 대한유화노조는 상급단체 변경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파업했던 LG화학노조도 조합비를 인상하며 연초부터 투쟁의지를 다지고 있다.

또 지난해 결성된 현대자동차 및 현대중공업 비정규직노조는 협력업체를 상대로 임단협을 요구하면서 파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손배가압류 철폐 투쟁의 중심에 서 있는 효성과 태광산업 해고자들의 투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지도부 공백 끝에 연초에 이헌구(전 현대차노조위원장) 체제로 진용을 꾸림에 따라 현대자동차노조와 금속노조 등을 앞세워 대정부 투쟁강도를 높여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자동차노조는 올 총선에서 노동계 후보를 당선시켜 '정치세력화 투쟁'의 결실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임단협의 선거연계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노동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노사마찰의 불씨가 됐던 현안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다 총선이라는 변수가 있어 노사관계 전망이 불투명한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다행히 주요 사업장 대부분이 작년에 단협을 끝내고 올해는 임금협상만 하기 때문에 불안을 다소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현.윤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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