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뉴리더에 듣는다(2)-희망은 어디에서

입력 2004-01-07 08:56:31

*"지식정보 산업에 무게 중심"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에 남은 것이 바로 희망이다.

희망은 가장 절박한 순간 필요한 것이며 또한 우리가 지니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대구.경북의 희망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현역 리더인 조해녕 대구시장과 매일신문 선정 뉴리더인 박은수 변호사가 만나 대구.경북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해녕=우리는 지식정보와와 디지털 혁명이라는 새로운 물결 속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 경쟁의 중심이 자본의 크기였다면 새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의 창의력이 바로 경쟁력입니다.

그런 점에서 대구.경북은 대단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민족문화의 주류가 영남학파였으며 대구.경북의 아이덴티티는 교육과 문화, 선비정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박은수=대구.경북은 인재의 고장입니다.

희망은 인재에서 찾아야 하지요. 디지털 사회,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인재만 제대로 길러낼 수 있다면 희망은 있습니다.

▲조=지나친 수도권 집중은 국가의 경쟁력마저 저해하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분산과 분권이 이뤄지지 않고는 국민소득 1만달러 장벽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박=우리나라 디지털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상당수를 이 지역에서 배출했다는 점은 21세기를 대구.경북이 주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동안 대구는 섬유산업 쪽에 주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디지털 분야 인력이 수도권으로 많이 유출됐습니다.

지금이라도 미래 산업의 무게 중심을 지식.정보산업에 둬야 합니다.

▲조=대구의 지적 잠재력을 동원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을 개발해야 합니다.

대구가 배출해낸 IT 관련 인력을 중점 활용하고 대구테크노폴리스 계획을 진행하며, 산.학.연이 연계되는 과학클러스트(E밸리)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한의학 바이오 분야도 성장 엔진 중 하나지요. 5천년의 역사, 350년 약령시 전통 등으로 볼 때 대구.경북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개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세가지 동력을 정책적으로 육성해 나가면 대구.경북의 미래는 밝습니다.

▲박=전통산업은 시.도 정부가 챙겨주지 않더라도 자기혁신.개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반면 미래형 산업인 IT.한방바이오.게임산업은 정책적 지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화콘텐츠 특히 게임산업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 말고도 대구의 보수적 성향을 타파하는데도 일조할 것입니다.

▲조=문화 콘텐츠 산업은 첨단 공동 설비만 마련해 주면 두뇌와 창의력만으로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전통과 문화의 깊이.두께로 볼 때 대구.경북은 문화 콘텐츠 산업의 적지입니다.

문화 콘텐츠 산업이 희망이며 이에 대한 선택과 집중은 충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인구가 250만명 대도시인 대구가 전통적인 제조업을 버릴 수도 없습니다.

대구 섬유가 어려운 이유는 중저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가 중국 때문에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신소재 개발.염색기술연구.고급기술 연구와 공동 마케팅이 필요하며 시 재정 지원에 따른 제3섹터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박='밀라노 프로젝트'가 아니라 '밀라우드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밀라우드는 '밀라노+할리우드'의 합성어로서, 패션과 영화의 결합을 의미합니다.

패션은 스타를 요구하는데 스타가 모이는 도시가 돼야 패션도 발전하지 않을까요. 교통상황이 좋고 전통과 첨단을 함께 갖고 있으며 일조량이 많은 대구.경북은 영화산업의 적지입니다.

현재 충무로의 젊은 인력들은 기존의 도제 시스템을 싫어하는데 과감하게 이들에게 손을 내밉시다.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만이라도 밀라우드 프로젝트로 갔으면 좋겠는데 이는 섬유 산업에 영혼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조=섬유가 제직이 아닌 패션 중심으로 가고 문화 콘텐츠.영상과 함께 만나야 한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전통 제조업과 신산업이 결합된 대구 섬유의 미래를 볼 수 있으면 합니다.

▲박=대구.경북이 발전하려면 인재들이 살고싶은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거.교육.문화.의료 등 4가지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조=정부산하기관이나 기업더러 지방화 사명감만 갖고 지방으로 내려가라고 할 수는 없으며 지방에 유인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저 역시 교육.주거.문화.의료 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박=지하철참사와 U대회 때 시.도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이 두드러졌습니다.

자원봉사 등 시민들의 제안이 도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시.도정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열린 행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장실에서 이뤄진 회의 및 보고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은지요.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이를 시도했는데 매우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조=한방바이오 산업은 대구.경북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부 사업 배분을 놓고 알력이 없지 않았지만 연구개발과 중추관리기능은 대구에, 생산 및 생산과 관련된 기관은 경북에 두는 큰 원칙에 따라 합리적 조정이 이뤄졌습니다.

이는 광역시.도간 협업사업 첫 성공사례로 대구.경북의 '윈윈'(Win-Win)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박=지난 십수년간 대구.경북이 어려움을 겪은 데는 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안이한 태도도 원인이 있습니다.

올해 총선 때는 젊고 유능한 사람들로 교체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시의회 역시 한나라당 일색입니다.

시정을 견제하고 어젠다를 제시해야 하는데 자치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시의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지난 10년을 보낸듯 합니다.

▲조=대구는 산업화 시대에는 인재를 길러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내륙 도시의 한계성을 못벗고 섬유 일변도라는 구조적 한계를 겪었습니다.

디지털 혁명시대에는 사람이 경쟁력의 중심입니다.

대구.경북은 그런점에서 가장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지방화시대를 선도해 국가의 경쟁력을 이끌어낼 소명이 있습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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