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더니…. 세상에 이럴 수가". '우리 엄마를 보신 분 없나요'라며 갑작스레 실종된 노모를 애타게 찾아다니던 이종철(32.칠곡군 동명면)씨 가족들(본지 12월23일자)이 거의 한달 만에 노모 이정늠(67)씨를 찾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교통사고를 당해 싸늘해진 주검으로 병원 영안실에 누워있었다.
실종 초기부터 뺑소니 운전자의 소행으로 추정, "사체라도 돌려달라"고 절규했던 가족들의 예상이 적중한 것.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칠곡경찰서 경비교통과 뺑소니전담반의 이희진(42) 경사는 치밀하게 사건을 수사한 끝에 결국 뺑소니 용의자를 밝혀냈고, 자수를 권유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후 사체를 산에 버렸다는 진술을 토대로 사건현장과 20km 정도 떨어진 칠곡군 가산면 학하리 산 계곡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용의자 남모(44)씨는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모든 증거자료를 확보, 용의자 남씨에게 자수를 권유하며 울산.부산.구미 등지에 형사대를 급파했기 때문에 검거는 시간 문제다.
경찰의 연락은 받고 병원에서 노모를 맞은 이종철씨 가족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사체부검 절차를 거쳐 지난 3일 동명면 고향 선산에 있는 아버지 묘(97년 작고) 옆에 모셨다.
장남 종철씨는 "실종됐던 어머니를 찾지못해 헤맬 때는 안타까움 뿐이었으나 이젠 안도감과 함께 슬픔이 북받친다"고 했다.
큰딸 종연(42.대구시 북구)씨는 "정말 우리가 이런 일을 당했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하다"며 "범인이 하루 빨리 자수해서 가족 앞에 무릎꿇고 사죄한다면 반분이라도 풀리겠다"고 했다.
가족들은 그나마 어머니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안타까움을 달래고 있다.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해 온 종철씨는 한달간이나 휴직을 했다.
어머니의 체취가 담긴 고향 집에 전가족들이 모여 앞으로의 생활을 의논하고 있다.
직장을 따라 인천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고향 집에 남을 것인지. 고민 끝에 결국 고향집을 지킨다는 결심을 했다.
종철씨는 "부모님이 살던 고향 집을 버려둘 수 없다"며 "칠곡에서 새 직장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다복하게 살던 한 가정이 산산조각났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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