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불.탈법 경계인 신인시절 어려움 못잊어

입력 2004-01-06 11:42:15

재선인 경북 안동 출신의 권오을 의원은 2일 "국회의원은 현실과 이상의 사이에서 갈등하며 준법과 탈.불법의 경계선에 서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지난 연말에 있었던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비판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권 의원은 이같이 말하고 "현역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입장과 위치에 설 수 있다는 비슷한 생각을 국회의원들이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국민의 비판과 지적이 백번 옳다"고 말했다.

도의원을 거쳐 국회의원들이 신인들의 진입을 막으려고 처 놓은 장벽의 넘어 국회 진입에 성공한 권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 노력과 관련해서는 "완전한 기계적 기회의 평등은 불가능하겠지만 신인들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나 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도의원을 막 그만두고 총선에 뛰어들었던 시절 받았던 서러움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권 의원의 생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국회의원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8년간 지역구 활동을 경험한 결과 국회의원의 활동이 경조사 중심에서 입법활동 위주로 하루빨리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경조사나 각종 행사 참여가 국회의원들의 주요 업무가 되는 순간부터 정치개혁은 '물 건너 간 것'이라며 "의전용, 경조사용 국회의원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을 경조사 때면 얼굴을 내밀고 '봉투'를 주는 존재라고 바라보는 일반 유권자의 시각에 대한 교정도 당부했다.

"유권자의 인식이 그렇다면 정치인이 현실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의 호의적인 평가와 달리 지역구의 여론이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절대로 국회의원의 본분인 입법활동을 뒤로 한 채 행사 참석과 경조사 챙기기를 제1 과제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데 주력할 수도 있지만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또 "다소간의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유권자와 지역 주민들을 향해 바람직한 국회의원상에 대해 꾸준히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이익집단과 시민단체 등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집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을 이야기하며 그들에 휘둘리고 눈치만 보는 국회의원이 돼서도 곤란하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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