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올해 말 완공될 경우 대구는 소요시간 40분대내에 항만을 가지게 돼 그동안 국가기간산업 유치에 걸림돌이 돼왔던 내륙도시의 불리한 입장을 탈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북으로서도 장기적으로 수출입 물량 확보 및 영일만 신항 건설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로 작용, 지역 상생발전의 새로운 동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물류비 절감에 따른 경쟁력 강화로 대구의 기계.금속.자동차부품 등 관련산업과 포항 철강산업의 연계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산정한 대구-포항 고속도로의 시간.차량 운행비 절감효과는 2천600억원 정도로 2005년엔 하루 평균 4만4천여대의 차량이 이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이나 물류비 절감효과에도 불구하고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수출길로서의 제역할을 하려면 영일만 신항의 완공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조해녕 대구시장은 "영일만신항이 조기에 건설되지 않으면 대구-포항 고속도로의 의미가 반감될 것이 분명한데 앞으로 대구.경북이 힘을 합쳐 U자형 국토균형 개발을 위해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영일만신항은 지난 92년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용역을 시작으로 오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1조7천277억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다.
신항이 완공될 경우 컨테이너부두 4선석을 포함해 최대 3만t급 16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으며 연간 1천400만t의 하역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현재 북방파제 등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03년 대구세관을 통관한 수출화물은 약 110만9천t으로 이 가운데 부산항으로 선적된 물량이 105만9천t으로 95%, 포항쪽 선적이 4천t으로 0.4%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구지역 수출기업 대부분이 부산항으로 화물을 운송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포항신항의 경우 포스코 철강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부두시설이 없어 일반 수출화물은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컨테이너부품 2천500t 가량을 포항쪽으로 선적한 달성산업단지내 대호산업은 물류비 절감을 위해 포스코로부터 공급받은 원자재를 포항 현지에 있는 협력업체 4곳을 통해 가공한 뒤 수출한 경우이다.
대호산업 이유근 부장은 화물수송을 위해 포항쪽을 이용할 경우 부산항보다 물류비를 15% 가량 줄일 수 있는데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완공될 경우 30~40%까지 절약할 수 있어 원자재나 수출화물 수송비의 절감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관련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비 절감에 따른 원가절감은 포항지역을 통해 철강원자재를 주로 공급받고 있는 대구의 기계.금속.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포스코측은 2003년 1월부터 11월까지 포항에서 대구, 구미, 경주, 영천 등지에 75만3천t의 철강원자재를, 광양제철소에선 대구에 28만t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임경호 대구상의 기획조사부장은 "고속도로가 완공될 경우 대구 기계.금속산업과 포항 철강산업의 교류 활성화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01년 광공업 통계 기준 대구 제조업의 생산액 비중을 보면 기계 19.2%, 금속 13.9%, 자동차부품 13.1%로, 기계.금속.자동차부품이 46.2%를 차지해 섬유 29.8%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대구-포항 고속도로는 양 지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 교육, 관광, 유통, 문화, 전시컨벤션, 금융, 산업클러스터 형성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구는 교육이나 문화산업 측면에서 중추관리도시로서의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항은 지금까지 대구의 생활권과는 별개로 떨어져 있었으나 앞으로 양 지역의 인적 교류가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재하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자녀교육을 위해 포항에 직장을 두고 대구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도 있을 수 있는데 양쪽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기능을 각각 찾아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앞으로 들어설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과 관련 양 지자체의 협력강화 계기로 보는 경우도 많다.
구미의 전자산업, 포항의 철강산업 등과 연계해 고급 연구원들의 생활기반이 갖춰진 대구에서 R&D 기능을 제공할 땐 대구.경북의 동반발전이 가능하다는 것. 장재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완공될 경우 지역적 접근성이 좋아져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의 교류가 빈번해질 뿐만 아니라 대면적인 접촉도 늘어나 대구.경북 클러스터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시컨벤션산업도 대구-포항 고속도로 건설로 지금보다 활기를 띨 전망이다.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CDMEX) 등 전시회 참가업체들의 물류비 절감으로 엑스코의 업체 유치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일반 전시회, 이벤트 사업 등과 관련해 포항을 중심으로 한 위성도시의 관람객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엑스코의 경우 국내전시장 가운데 공항, 고속도로 IC와 가장 가까운 전시장인 데다 대구-포항고속도로 개통시 항만과의 접근성이 개선돼 전시컨벤션센터로서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충 관리본부장은 "요즘 국제행사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관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안동, 경주, 해인사 등에 이어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을 엑스코의 관광지에 포함할 경우 경북지역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경우 이전에는 대구, 포항이 각각 단절돼 있었으나 고속도로 건설로 하나의 경제권이 형성되면 대구의 풍부한 자금이 포항으로 유입돼 자금 수요가 늘어난 현지 기업지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황병우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실물경제의 네트워크가 연결될 경우 하나의 금융권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대구의 유동성이 포항으로 이전돼 기업들을 활성화시키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대구지역 백화점이나 영화관업계도 고속도로가 완공될 경우 경북지역 고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백화점이나 동아백화점의 경우 지금보다 손님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고속도로 개통 이벤트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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