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철학관과 뜨는 인터넷'.
신년초가 되면 어김없이 호황을 누리던 '철학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원자의 감소로 대학입시 경쟁률이 떨어지고 특차 입학이 늘면서 '대입 특수'가 사라진 데다 새해 신수를 묻던 고객층의 상당수가 '인터넷 점집'으로 옮아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침체가 체질화(?)되면서 사업운을 묻는 이들까지 줄어들어 철학관들이 이래저래 울상을 짓고 있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서 역술원을 운영하는 조필수(67)씨는 "예전 같으면 연말연시에 새해 신수를 보러 오는 사람이 줄을 이었는데 올 들어 손님이 유난히 많이 줄었다"며 "주변에 밀집해 있는 10여곳의 철학관도 나와 비슷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사업운을 많이 봐주는 강지민(56.대구시 범어동)씨도 "예전에는 경기에 상관없이 사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업종을 바꿔보려는 이들로 붐볐지만 요즘은 사업운을 묻는 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철학관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자 역술인이 자신의 사업운을 알아보려고 다른 역술인을 찾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또 한때 2만~3만원 하던 복채가 몇천원씩 내려가고 일부에서는 5천원을 받으며 '가격파괴'에 나서는 곳도 있을 정도라는 것.
역술인협회 대구지부 남덕희 사무국장은 "몇 년 전만 해도 대입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합격 여부를 점쳐보기 위해 철학관을 많이 찾았는데 특차 제도로 '눈치작전'이 줄어들면서 철학관을 찾는 학부모도 대폭 줄었다"면서 "그 대신에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때문인지 취업운을 묻는 고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이에 반해 '인터넷 점집'들은 올 신년초 유례없는 '새해 특수'를 누렸다.
온라인 운세 시장의 30% 정도를 점하고 있는 '다음'의 경우 지난달부터 하루 평균 20만명에 가까운 네티즌이 유.무료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부터는 역술인과 1대1 상담이 가능한 ARS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며 "유료서비스로 하루 수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야후코리아 역시 새해 들어 운세 서비스 이용객이 하루 3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엠파스도 1만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한윤조 기자 cgdream@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