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맛보면 떨칠 수 없는...권력, 그 끝없는 욕망

입력 2004-01-03 08:42:52

대중가요에 '회전의자'란 노래가 있다.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있나 앉으면 주인이지…". 이 노래를 자세히 듣다보면 매우 권력지향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예외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회전의자에 앉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

사람들 위에 군림하면서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속성 중 하나다.

#사람위에 군림하고 싶은 욕망

'권력중독자'(데이비드 L 와이너 지음/임지원 옮김/이마고 펴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권력중독자의 특징과 행동 및 사고방식, 나아가 권력중독자에 대처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심리학자이자 기업컨설턴트인 저자에 따르면 상당수 사람들이 권력에 중독돼 있다.

친구 또는 주변 사람들이 승진하거나 자신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 부럽다고 느끼는가, 운전할 때 다른 차가 자신의 차 앞으로 끼어들면 화가 나는가, 자신과 무관하게 결정이 이뤄졌을 때 화가 나는가, 다른 사람을 믿는 게 어려운가. 이 질문들에 모두 '예'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권력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 자기과시.가학 인격장애 증상

저자는 권력욕이 병적으로 드러나는 사람을 권력중독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특징으로 비이성적 사고를 꼽았다.

또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대인관계에서 자기과시적이고, 오만하고, 냉담하고, 겉치레뿐이며, 기만적이고, 성미가 급하며, 가책이나 근심을 거의 느끼지 않고, 심지어 가학성 인격장애나 편집증상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원시시대에 인간들의 뇌에 아로새겨진 서열, 계층이라는 어리석은 개념과 자기 행동에 대한 보상 및 기대욕구 때문에 권력중독에 빠진다고 분석했다.

권력중독자의 유형별 분류도 눈길을 끈다.

서열을 정하기 위해 싸우는 동물의 세계처럼 더 나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선천적 지위 강박증 권력중독자', 특정한 상황에 처했을 때에만 권력중독자로 돌변하는 '상황형 권력중독자', 특정한 목표를 갖고 집착하는 '지향성 권력중독자', 겉으로는 부드럽고 친절하고 따뜻하게 남을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높은 지위와 권력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가면을 쓴 권력중독자'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중독 상사에 이렇게 대처하라"

저자가 특히 경계하는 대상은 '극단적' 권력중독자들로, 주로 직장 상사로 한정해서 얘기하고 있다.

이들은 권력중독이 마음 밑바닥에 닻을 내려 어떠한 합리적인 설득으로도 결코 이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괴물같은 존재들이다.

이들은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부하직원들을 모두 교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여긴다.

저자는 이렇게 '피를 말리는' 직장 상사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도 조언하고 있다.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순응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하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이 효과가 없을 때에는 최후의 해결책으로 계산적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거나 무시하는 '계산된 회피'를 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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