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거센 물결은 현역 국회의원과 동고동락하는 비서관 등 보좌진과 사무처 당직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나름대로 정치 입문을 노리는 이들이어서인지 일반 유권자의 교체 욕구보다 훨씬 더 강한 것으로 조사돼 주목을 끌었다.
매일신문은 2004년 갑신(甲申)년 새해를 맞아 전원이 한나라당 소속인 대구.경북의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과 총선 지역구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전국구 의원들의 보좌진과 한나라당 중앙당, 시도지부 사무처 당직자들에 대해 정치현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에는 보좌진 57명과 중앙당 대구.경북출신 사무처 당직자 20명, 대구.경북 시도지부 당직자 11명이 참석했다.
설문은 본지 기자들이 직접 대상자들을 만나 설문서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치권 물갈이와 정치개혁
▲지역의원 물갈이 필요성(1인 1표)=필요하다는 응답은 전체 88명 가운데 무려 80명이나 돼 90.9%나 됐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5.7%,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이같은 수치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온 60%대의 결과보다 훨씬 높다.
▲물갈이 기준(1인 2항목)=물갈이를 한다면 어떤 기준이 돼야 하는가에 대한 설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도덕성(22.7%)과 의정활동 능력(21.6%)을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전문성(10.2%), 나이(8.5%), 개혁성(6.8%), 지역개발 공헌도(5.7%) 등에 비중을 둬야 한다고 답했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보좌진들은 의정활동능력(23.7%)을 도덕성(20.2%)보다 나소 높게 평가한 반면 사무처 당직자들은 도덕성(27.4% 대 17.8%)에 더 비중을 두어 눈길을 끌었다.
▲물갈이 정도(대구.경북 각 1표)=국회의원 물갈이 폭에 대해서는 보좌진들은 주로 50%선 이하에 많은 의견을 냈으나 사무처 당직자들은 40%선에서 70%선의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좌진 가운데 대구와 경북을 합쳐 50%선의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24.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30%선이 23.7%, 20%선 17.5%, 40%선 14.9%였다.
60%선 이상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응답은 모두 10% 미만이었다.
반면 사무처 당직자들은 국회의원들과 운명을 같이하지 않기 때문인지 무려 40.3%가 50%선의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그 다음이 70%선으로 16.2%, 30%선과 40%선이라는 응답은 각각 11.3%였다.
▲선거구제(1인 1표)=현행 소선거구제를 돈 안 드는 중.대선거구제로 바꾸자는 의견에 대해 62명(70.5%)이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대선거구제는 26명으로 29.5%에 불과했다.
중대선거구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신인들의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제도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한 돈이 덜 더는 것도 아니라는 의견도 많았다.
▨의원평가
▲차기 정치지도자(1인 2표)=국회의원과 시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출향인사까지 포함해서 정치지도자로 적당하다는 인물이 있으면 대답하라는 설문에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이 75.0%인 66표로 단연 1위에 올랐다.
강 의원은 이로써 야권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이 이의근 경북지사로 30표를 얻어 34.1%를 기록했다.
박근혜 의원과 권오을 의원도 각각 30.7%와 28.4%로 3위와 4위에 올랐다.
이 설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22표를 얻어 25.0%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지역구가 서울이었고 현역 서울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장의 '5위 입상'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가장 존경하는 의원(대구.경북 각 1표)=이 항목에서도 32명이 표를 던져 강재섭 의원이 36.4%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영천 출신의 박헌기 의원이 31표로 35.2%를 기록, 당당히 2위에 오른 점이 이채를 띠었다.
또 김광원(울진) 의원과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이 각각 13표로 14.0%의 지지를 얻어 공동 4위에 오른 것도 평가할 만하다.
3위는 이상득(포항남.울릉) 의원으로 19표를 얻어 21.6%의 지지를 받았다.
▲도덕성과 청렴성( 〃 )=가장 도덕적이고 청렴한 국회의원에 대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34표로 38.6%를 얻은 이해봉 의원을 가장 도덕적인 의원으로 꼽았다.
다음은 박근혜(22표로 25.0%), 권오을(21표로 23.9%) 의원이 뽑혔고 그 뒤로 박헌기 의원과 신영국 의원이 각각 19표를 얻어 21.6%의 지지를 얻었다.
특히 신 의원은 다른 항목에서는 중위권을 기록했으나 도덕성 항목에서만큼 뒤지지 않는 실력을 발휘했다.
▲의정활동 평가( 〃 )=이 항목에서는 권오을 의원이 가장 앞섰다.
42표(47.7%)를 얻었다.
그 다음이 한국지하철공사 문제를 국회에서 집요하게 파고든 박승국(20표로 22.7%) 의원과 백승홍(16표로 18.2%) 의원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지역현안 해결사( 〃 )=자타가 인정하는 지역현안 해결사로는 백승홍 의원이 41표로 46.6%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2위인 임인배(김천) 의원이 18표로 20.5%의 지지를 받았고 3위인 박승국 의원도 16표로 18.2%의 지지를 얻었다.
▲당선가능성(1인 3표)=정치적 비중이 높고 당직을 맡고 있거나 과거에 맡았던 의원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1위는 강재섭 의원으로 70.5%의 지지를 받았고 다음이 권오을(36.4%), 박근혜(29.5%) 의원 등이 뒤를 따랐다.
이해봉(28.4%) 대구시지부장, 이상득(23.9%), 이상배(20.5%) 전현직 경북도지부장도 높은 순위에 올랐다.
▲비도덕적, 의정활동 부실, 지역구 공헌도 미흡, 낙선 대상=이같은 네거티브한 설문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사법처리 과정 중에 있는 의원들과 지구당 관리가 부실한 의원들을 공통적으로 상위 순번에 꼽았다.
의정활동 부실과 지역구발전 공헌도 미흡 항목에서는 순위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상위 순번의 의원들이 공통되는 현상을 나타내 의정활동을 잘 하는 의원이 지역 현안 해결에도 열심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당 관리 부실로 당무감사 등 각종 조사에서 낮은 수치를 보인 의원들은 예외없이 상위 순번에 포함됐다.
또 도덕성과 청렴성 그리고 낙선 가능성에 대한 설문에서는 비리나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 과정 중에 있는 의원들이 대부분 포함돼 이같은 사실이 응답자의 답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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