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우리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변하기 위해 제가 먼저 앞장 서겠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와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등으로 지난해 유난히 마음고생이 심했던 조해녕 대구시장은 새해를 맞았지만 신년 살림살이 걱정때문에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 역시 당에 소속된 몸이지만 정치권의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크고 우리사회 전반에 걸친 불안요인들도 적지않아 앞으로 나아가려는 발목을 잡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게다가 지방정부의 책임자로서 갖는 한계가 생각보다 큰데다 이제까지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 각종 지역현안들이 올해부터는 술술 풀릴지 확신할 수 없기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듯했다.
그렇지만 산적한 지역현안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나름대로의 복안을 하나 둘씩 들려주면서 표정이 조금씩 밝아졌고 자신감도 간간이 내비쳤다.
"올해는 중요한 기업민원에 대해 직접 나서서 민원챙기기를 해 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간부들은 물론 시의 공무원 모두가 '기업하기 편한 대구'가 되도록 하는데 앞장 서도록 하고, 늘 이점을 마음에 새기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선 조 시장은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중국을 돌아보면서 급속한 경제성장의 현장을 본 탓인지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마음속 생각부터 털어놓았다.
공무원들 사이에 배어 있는 '반기업 정서'를 씻어내고 기업들이 찾는 도시가 되도록 해야 하며, 중요한 경우 시장이 직접 나서 기업민원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한번 지켜보라고 했다.
올해안에 기업민원 책임관제 원스톱 서비스 체제가 반드시 정착되도록 하겠다는 다짐에서다.
기업하기 좋은 풍토 조성을 위해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공직 문호 개방을 통한 '젊은피 수혈'과 함께 조직도 개편해 경직된 공직 분위기의 쇄신도 추진하겠다고 조 시장은 덧붙였다.
특히 공직사회 전체가 '기업하기 좋은 대구' 만들기에 동참토록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정실인사나 청탁인사로 이런 공직사회 분위기를 망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그런 나의 고집스러움은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 시장은 또 반기업 정서 극복과 함께 외자 및 기업체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 침체된 지역분위기를 바꿔 볼 생각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외국인들이 마음놓고 와서 투자할 수 있도록 구지공단에 외국인 기업전용 단지를 조성하고 외국인학교 설립 추진, 외자유치 설명회 개최, 대구투자 물건의 개발과 홍보, 신규 투자시 프로젝트 매니저 지정에 의한 원스톱 서비스제 도입, 투자유치 인센티브제의 활성화 등을 실현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시장은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 나가고 '지방화의 모범도시' 건설을 위해 국제화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우물안 개구리' 같은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공무원들의 해외연수와 파견기회를 확대, 진취적인 공무원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 해외 도시와의 교류를 더욱 넓히고 해외주재관 파견근무제 도입과 중국전담 인력팀 구성, 국제교류센터 건립, 지역내 국제교류 기관단체들의 네트워크 구축, 해외 전문인력 양성 등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간다는 계획도 잊지 않았다.
조 시장은 지난해에는 지하철 참사의 비극이 있었지만 세계인들의 마음속에 대구를 심어준 하계 유니버시아드가 열려 250만 대구시민들을 하나로 묶고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를 부각시킬 수 있었던 만큼 올해는 국제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좋은 기회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는 솔라시티 국제회의를 비롯, 다양한 국제행사가 잇따라 열린다는 것. 조 시장은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면서 여러가지 포스트U대회 프로그램을 추진중에 있어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전망했다.
대구와 경북의 공조관계와 관련, 조 시장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 설립을 비롯해 그동안 대구와 경북도의 협력관계가 겉돌았던 점을 되돌아보고 "경쟁과 갈등을 지양하고 긴밀한 협조를 통한 공동발전에 힘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데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각종 현안이 터질 때마다 되풀이됐던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에서 이제는 탈피, 상생을 위한 고민을 아끼지 않겠다는 속내였다.
자신과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각자 대표하는 지역은 비록 다르지만 한 뿌리라는 강한 '동류의식'을 갖고 있어 더욱 그러했다.
특히 조 시장은 올해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피력했다.
침체된 대구 분위기 살리기와 함께 대구를 자원봉사 메카로 만들기 위한 사업, 지방문화산업 클러스터지정 추진을 통한 지역문화산업 육성, 과학기술 중심도시 기반구축을 위한 대구 테크노폴리스조성 등 각종 현안 사업들을 제대로 이뤄내기 위한 '무사고'가 그것이다.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지하철 참사때문에 너무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자성에서 일 것이다.
조 시장은 "저력의 도시, 대구가 다시 일어나는 데는 시장만의 힘과 땀.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함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나는 시장업무 외에는 다른 아무런 욕심도 없다"라는 말로 자신의 새해 각오를 대신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사진.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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