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난생 처음 호랑이가 출몰했다.
내 꿈이 호랑이를 품었으니 吉夢이라 했다.
솔깃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열망 쪽에서 불현듯 소식이 왔다.
꿈속 호랑이가 물어다 준 신춘당선소식,
지금까지 시를 써오면서
의식을 치르듯 신춘으로 보냈던 원고들이
나침반이 되어 나를 인도하고 있었던 것일까?
비로소 나는 그동안의 落選作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내가 드디어 신춘문예 당선 시인이 되다니'하고
감격해마지 않았다던 이수익 시인의 마음이
오늘 고스란히 내 것이다.
오, 이 흥분, 이 감동, 바로 이것이었구나. 그러나
여전히 현실은 불확실하다.
뺨이라도 때려 보아야 신뢰할 수 있을까.
오늘 봄꽃 같은 이름들을 호명한다.
어머니 여해영 여사, 장모님 이무순 여사,
나와 동충하초가 되어버린 해옥과 예나,
힘이 되어 준 두 분 누님과 여러 처형들,
한 주가 멀다하고 부산 중앙동을 오가며
함께 시 토론에 열을 올렸던 사람들, 그리고
고경숙 시인을 비롯한 '난시' 동인과
'창작노트' 인터넷 동인들,
'시산맥' 동인들과 영남지회 문우들,
부산 부일여자중학교 박청정 교장, 전연희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전체 교직원들께
감사 드린다.
특히 내 꿈에 출몰해준
호랑이와, 연락주신 신춘문예 담당자와
아직 채 여물지 못한 시를 선뜻 뽑아주신
권기호, 정호승 두 분 선생님께도 큰 감사를 드린다.
좋은 시를 쓰는 것으로 꼭 보답하겠다.
창 밖, 이제 아침이 탐스럽게 밝았으므로
거기 내 시를 꾹 눌러 찍고 싶다.
◆약력
△1966년 김천 출생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성균관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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