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이 없다" 구미전자업계 신정휴가 반납

입력 2003-12-31 11:49:58

구미공단 내 TV 및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넘쳐나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24시간 풀가동체제에 들어가는 등 새해 지역경제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구미공단 입주업체 중 상당수는 1, 2일 정도 신정 휴가를 갖지만 LG전자, LG필립스LCD,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디지털 TV 관련업체들은 주문이 쇄도해 신정 휴가도 없이 생산라인을 100% 가동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PDP TV를 비롯한 디지털TV 라인과 패널 생산라인은 수출 주문이 넘쳐 직원 600여명이 3교대로 24시간 작업체제를 갖췄다.

2002년 1천여대에서 2003년 2천500여대로 하루 생산량을 늘렸지만 대당 가격을 크게 낮춘 뒤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됐다.

LG전자 최선호 부장은 "PDP TV 생산라인을 개선해 70여초에 한 대씩 생산하던 것을 60여초대로 줄였지만 주문이 밀려들어 송년회는 커녕 신정 휴일도 반납한 채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유일의 TFT-LCD 기판유리 생산업체인 삼성코닝정밀유리 구미공장 역시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직원 400여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세계 TFT-LCD 기판유리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외 TFT-LCD 생산업체의 주문이 넘쳐 용해로 전체를 풀가동해도 생산물량이 부족할 정도다.

삼성전자와 TFT-LCD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LG필립스LCD 구미공장도 종전 컴퓨터 모니터로만 쓰이던 LCD가 TV용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전직원이 생산에 매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도 유럽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는 안테나 내장형 휴대폰 생산을 위해 휴일에도 생산라인을 100%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PDP 패널라인에서 근무하는 정수미(20)씨는 "일거리가 없어 며칠씩 쉬는 회사도 있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친구도 있으나 우리는 일거리가 넘쳐나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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