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 사육농가 '파산위기'

입력 2003-12-30 11:47:37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조류독감)의 여파로 닭과 오리고기 소비가 급감하면서 가격도 급락, 양계농가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농협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30일 "최근 닭고기 소비가 30~40%정도 줄었을 뿐 아니라 닭고기 값도 생산원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양계농가들이 파산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한국양계농협 영남본부에 따르면 조류독감이 처음 확인된 지난 15일쯤 1천원대였던 육계생체 1㎏당 값은 29일 610원대로 급락해 생산비 1천10원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농협중앙회경북지역본부 등은 닭과 오리고기 시식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소비촉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는 30일 낮12시 경북도청 구내식당에서 도청간부 및 직원, 관계기관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닭고기 시식행사를 가졌다. 강삼순 경북도 축산과장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류독감 영향으로 닭.오리고기 소비가 줄면서 도내 사육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닭고기 소비확대를 위해 시식회를 열었다"고 했다.

농협중앙회경북지역본부(본부장 이연창)도 30일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농협달성유통센터와 대구시 북구 대현동 농협경북본부 구내식당에서 닭고기 시식회 등 소비촉진행사를 개최했다.

농협 경북본부는 "닭과 오리는 익혀서 먹을 경우 인체에 해가 없다"며 "뼈없는 닭고기 무료시식 및 특별할인 판매에 시.도민들이 적극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경북도청 닭고기시식회에 참석한 김기석교수(경북대 수의과대학)는 "조류독감 발생농가의 종업원과 살처분에 동원됐던 1천400여명 중 절반가량이 3일~2주일 가량의 감염 잠복기를 지났다"며 "그들 중 의심환자로 분류된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어려운 양계농가를 생각해 최근 더 자주 삼계탕집을 찾는다"며 "사람들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없는데다 닭.오리고기는 익혀서 먹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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