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쇼크...생선·채소 수요 늘어

입력 2003-12-27 11:12:45

조류독감에 이어 광우병까지 터지면서 닭고기 및 쇠고기의 소비는 급감하는 반면 돼지고기 소비는 늘어나고 생선, 채소, 과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 도축장 내 신흥산업에 따르면 26일 하루 동안 소는 46마리를 잡아 지난해 같은 날(64마리)보다 줄었고 돼지는 1천308마리를 도축, 지난해 같은 날(1천100마리)보다 오히려 늘었다.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돼지 도축이 20%가량 늘어난 것.

경매사들은 "광우병 때문에 쇠고기 수요가 급감하는 편은 아니지만 대체재인 돼지고기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한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쇠고기 값은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조사결과, 광우병 소식이 알려진 25일부터 이틀동안 대구 4개점의 생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5% 늘었으며 특히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은 배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다.

또 해물 관련 전골류, 볶음류 등의 매출도 25%가량 상승했다는 것.

백화점.재래시장 등에서도 생선 판매가 15%가량 증가했다.

대구 칠성시장의 한 생선판매 상인은 쇠고기나 닭고기 대신 생선류를 찾는 소비자가 10% 정도 늘어나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성시장의 경우 8천원, 9천원에 거래되던 제주산 은갈치 1마리가 1만원으로 상승했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강상호씨(38)씨는 "평일 하루 50여명이던 고객이 광우병 파동이후 60여명으로 늘었다"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상승을 우려해 제수품까지 미리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어물가게에서도 26일 고등어 1손이 지난주 4천원, 5천원에서 5천원-7천원으로 뛰어올랐다.

문어는 1㎏ 1만3천원에서 1만4천원으로, 조기가 1마리 7천원에서 8천원에 거래됐다.

번개시장의 ㄷ식육점엔 한우 쇠고기 1근(600g)이 등심의 경우 2만3천원에서 2만5천원으로 올랐다.

국거리도 1근에 1만7천원에서 1만8천원-2만원으로 상승했다.

식육점 주인 이모씨는 "수입쇠고기의 경우 찾는 고객의 발길이 끊겨 거래가 중단됐으며 소내장은 국산이라도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일과 채소의 경우 시내 고깃집이나 일반 식당의 불황으로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까르푸 동촌점에 따르면 광우병으로 수입 쇠고기의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이후 채소와 과일 매출이 이전보다 15%가량 높아졌다.

한국생명채소연합은 조류독감 및 광우병 소식 이후 일일 가입 회원수가 평소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났다고 했다.

한국생명채소연합 이원복 회장은 "채식 방법을 묻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며 "조류독감, 돼지콜레라, 광우병 등 육류에 대한 위험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채식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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