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도지사 우리당 '총선 원군'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에 이어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가 열린우리당 입당을 고심하고 있고, 이의근(李義根) 경북지사가 우리당을 돕기로 했다는 얘기가 정가를 흔들고 있다.

공교롭게도 3선인 3명의 민선 도지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거나 도울 경우 총선 판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강철(李康哲)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대평 충남지사는 JP와 개인적 관계 때문에 입당을 망설이고 있고 이의근 경북지사는 역풍을 우려해 입당하지 않고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의 말의 신뢰도가 어느 정도일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심 지사의 경우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으로 인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충청권은 '행정수도 입지가 충북이든 충남이든 상관없다'로 뜻을 모았지만 목민관으로서 충남에 유치하고 싶은 의욕이 없을 리 없는데다 충남으로 유치하라는 주변의 요구도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3선으로 구미 등지에 대규모 공장을 유치하려고 노력중인 이 경북지사는 최근 경북 발전을 위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용의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북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입당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지사는 그러나 우리당 측면 지원설이 흘러나온 뒤 언론과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등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여권과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 측근들의 이야기다.

이 지사 측은 "최근에 이 위원을 만난 적이 없다"면서 "지사님이 지역발전을 위해 여권의 업무적 도움을 받을 일이 많아 이 위원을 가끔 만나기는 했으나 정치적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인의 행보가 이 위원의 말대로 구체화되면 총선 구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남의 경우 김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요동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탈당에 따른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다소 행보를 늦추고 있지만 조만간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대거 추가 탈당시켜 열린우리당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김 전 지사가 이처럼 추가 행보를 하면 총선 파괴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 지사가 우리당 지지를 공론화하면 그 영향력은 부산.경남의 김혁규 효과를 능가할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경북도내에서 이 지사의 '입김'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상당하기 때문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