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또다시 "민주당을 찍는 것은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식으로 발언했다.
야당이 튈건 당연했다.
아무리 사표낸 비서관들과의 오찬에서 한 덕담이라지만 말이 새어나온 이상 대통령의 말씀은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문제가 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말씀엔 철학이 담겨있는 것이요, 그것은 곧 정책으로 투영된다고 국민들은 믿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윤태영 대변인 하나는 참 잘 뽑은 것 같다.
그처럼 대통령 뒤를 따라다니며 대통령의 말을 줏어담고, 해명하기에 바쁜 대변인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쓴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정계은퇴 하겠다"고 했을때도 그는 깜짝 놀라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하는 등 진땀을 빼야 했다.
노사모 앞에서 '시민혁명' 운운하고 재출정을 촉구했을 때도 윤 대변인은 재빨리 "그건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라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둘러대야 했다.
청와대가 펼쳐보일 정책, 국정의 흘러가는 방향을 대변해야할 대변인이 대통령의 튀는 말씨, 위태위태한 화술의 해명에 하루하루 노심초사해야 한다면 참으로 '대변인 노릇도 해먹기 힘든' 일이다.
윤 대변인은 우이독경(牛耳讀經)하듯 하는 노 대통령의 말때문에 어제 또 나서야 했다.
"사적인 오찬행사에서 한 발언에 야당이 선거법 위반 운운하는 것은 생트집"이라고 방패막이에 나선 것이다.
본란이 보기에 그건 생트집이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의 발언에 공사(公私)가 따로 있다는 말은 궤변으로 들린다.
대통령은 중립이어야 한다.
아직도 '전략적' 무당적의 위치에 서서 특정정당 지지발언을 해대면 세상이 시끄러울 건 당연하다.
이건 둘 중의 하나다.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 현란한 수사법이 그저 '본의 아닌 실수'라면 이처럼 거듭 되풀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요, '의도된 발언'이라면 사전선거운동의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결국 '대통령의 말씨'도 개혁대상이라는 얘기가 된다.
국민여론도 노 대통령의 잘못하는것, 고쳐야 할 것 1순위가 '말'이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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