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365-취미 동색 가족행복

입력 2003-12-25 09:13:14

한국인들은 '극성민족'이고 '독종민족'이다.

뭔가 일을 저질렀다고 하면 동양에서도 아니고 그것도 세계에서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세계의 역사를 다시 쓰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물론 D램 반도체, CDMA 휴대전화, TV수상기 생산 및 선박 건조 등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오대양 육대주를 신나게 누비고 있다.

반면 어두운 세계 1위도 수두룩하다.

남 잘 되면 배 아파하는 성격 세계 1위, 정치판 싸움질 세계 1위….특히 가족부문은 엉망진창이다.

출산율은 부부당 1.17명으로 어느새 세계 최저 1위를 기록했고 이혼율도 세계 2위로 비약적으로 뛰어올랐다.

자살률도 기필코(?) 세계 최고수준에 진입했다.

'동방예의지국'은 전설이 되었고 '세계무례지국'으로 탈바꿈했다.

반만년 이 민족을 이끌고 온 조상들이 통곡할 일이다.

일단 출산율을 높이고 이혼율과 자살률을 줄이는 방법은 뭘까. 오직 하나, 부모자식간이든 부부간이든 가족간의 연대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이는 운동과 레저나 영화, 음악 등 취미를 함께 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독서부부도 눈에 띈다.

중국의 규수시인 이청조. 돈이 생기면 남편과 함께 고서나 탁본을 샀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차를 끓여 놓고 책상에 높이 쌓여있는 책을 가리키며 이 구절이 어느 책 몇 권 몇 페이지 몇 째 줄에 있는가를 알아 맞히는 내기를 했다고 한다.

나는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부부종주팀과 왕왕 마주친다.

얼마나 부부사랑이 더 무르익을까. 틈만 나면 설악산 대청봉에 오르는 노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대략 100번 이상은 올랐다고 한다.

부럽기 짝이 없다.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레포츠는 무궁무진하다.

테니스, 스키, 하이킹, 인라인 스케이트 등등. '레저시대' '여가시대'를 맞아 미혼남녀들은 결혼에 앞서 성격을 따질 게 아니라 취미를 따져야 한다.

'취미우선시대'. 심하게 말해 취미만 맞으면 성격도 맞출 수 있다.

중2 아들이 언젠가 "아버지 잘못 만나서 고생이다"라고 푸념했지만 내 생각에 '아버지를 잘 만나서' 초등학생시절 설악산 대청봉, 지리산 천왕봉 등 한국의 명산은 다 다녔다.

끈기도 배우고 부자간의 정도 두텁게 쌓였다.

사교육비 세계 1위의 나라에서 최고의 자녀교육법이다.

이헌태 보보스링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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