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에서 동해안과 접해 있는 곳은 경주와 포항 그리고 북쪽으로 영덕과 울진 등 4개 시군이다.
이들 가운데 울진과 영덕은 한 선거구가 됐다가 떨어졌다를 반복했다.
11.12대 총선에서 한 선거구를 이뤘던 두 지역이 이번 17대 총선에서도 다시 한 선거구를 이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울진.봉화 선거구는 선거구 획정을 위한 인구 하한선이 유력시되는 10만명을 간신히 넘기지만 청송.영양.영덕 선거구가 경계선을 넘나들어 불안하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할 공산이 크다.
군위.의성 선거구가 '확실하게' 10만명을 밑돌아 손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군위.의성의 경우 인근 다른 선거구와 조합이 거의 불가능하다.
청송과의 연결 주장은 이래서 나온다.
그러면 청송이 빠져나가는 영양과 영덕 역시 선거구 독립이 불가능해 인근 지역과의 재조합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영덕과 울진의 통합설이 나오는 것이다.
도미노 게임과 유사하다.
이 경우 가장 유력한 카드는 영덕.울진.영양을 한 선거구로 만들고 봉화를 생활권이 같은 영주로 합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 안(案)일 뿐이다.
결정은 국회의원들이 한다.
만일 이런 식으로 선거구 조합이 바뀐다면 많은 출마예상자들은 출마를 포기할 것이고 새로운 경쟁구도가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선거구 조정 가능성은 예비 후보자들의 발걸음을 느리게 하고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깊이 발을 빠뜨릴 수가 없는 것이다.
◆울진.봉화
지난 15대와 16대 총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김중권 민주당 최고위원의 재도전 여부가 주목의 대상이었으나 김 최고위원이 서울 마포갑으로 지역구를 옮겨가는 바람에 다소 싱거워졌다.
당장의 구도는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이 안도할 만하다.
하지만 현역의원들에 대한 강력한 도전이라는 전국적인 현상이 이 곳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여기에다 영덕과의 선거구 조정 문제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때문에 각 정당의 공천이 확정된 이후라야 선거구도가 확정될 전망이다.
막판까지 후보자들간의 합종연횡은 치열할 것이다.
자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과 이학원 전 의원, 박영무 아주대 교수, 윤영대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이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경북도지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홍의락 크로네스 대표가 총선을 준비중이다.
3선을 노리는 김 의원은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다.
박 교수가 같은 당 소속이긴 하지만 현역의원으로서 지역구 관리를 그 어느때보다도 잘 해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최우수 의원 선정 등을 내세워 수성(守城)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울진 도의원 재선거를 계기로 당 조직을 정비,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박 교수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내세우며 한나라당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이중당적 문제로 출마 자체가 물거품이 된 불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이다.
봉화출신이면서도 유년시절을 울진에서 보낸 이색 경력을 갖고 있는 박 교수는 당조직과 무관한 사조직을 읍면별로 관리해 오며 밑바닥 표를 다지고 있다.
자민련의 이학원 전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김 최고위원을 지지하며 출마를 포기한데다 지구당 사무실 마저 폐쇄한 상태로 출마설이 간간이 나돌긴 하지만 고령인데다 선거전에 대비한 특별한 활동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윤영대 전 공정위 부위원장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지난 3월부터 '얼굴 알리기'에 나선 윤 부위원장은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재경원에서 보낸 점 등을 들어 전문성과 참신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 부위원장은 아직 소속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자발적 후원 성격의 모임이 결성되는 등 사조직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봉화 출신의 홍 대표는 봉화.울진 조합보다는 봉화.영주 조합을 희망한다.
성공한 젊은 기업가이자 벤처사업가로 '노무현 코드'에 가장 가까운 인사임을 자부하고 있다.
불모지라고 하지만 노무현 간판으로 자립할 수 있음을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농업경제학을 전공, 지역 농업 문제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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