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金眞台.39.대구시 달성군 옥포면)씨. 나이가 그리 많은 편도 아니고 경력도 20년 정도로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구.경북의 초.중급 낚시꾼들에겐 정보통이자 선생님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잔챙이 고기는 입질도 못할 정도의 미끼로 대어만을 노리는 대물(大物)낚시에 있어서는.
김씨는 실명보다는 '물사랑'이란 인터넷 아이디로 낚시꾼들에게 더 잘 알려졌다.
'낚시꾼 사랑방'을 표방하는 '월척데스크'(대구시 북구 침산동)의 공동운영자로서 하루 평균 2천500여명이 찾는 인터넷 낚시사이트 '월척'(www.wolchuck.co.kr)에 낚시꾼들에게 요긴한 정보를 거의 매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98년부터 '월척' 사이트에 올린 정보는 A4용지 1천페이지 분량으로 저수지와 수로 등 낚시터 안내에서부터 포인트 선정법, 낚시기법 등 다양하다.
특히 '대물낚시 업그레이드'란 제목으로 35회에 걸쳐 연재한 자료는 대구.경북지역에서만 행해지던 대물낚시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씨는 고교 졸업 직후 낚시를 시작했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손을 댔다가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중학교 때 배운 웅변을 밑천 삼아 20대 초반에 문을 연 웅변학원을 키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2개의 종합학원을 운영하면서도 1주일에 한번 이상씩 출조하던 그가 전업으로 낚시를 택하기로 결정한 것은 2001년 말. "학원이 돈벌이는 그런대로 됐지만 낚시에 제약이 많아 접었습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노하우를 올린 것은 제대로 된 정보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란다.
"초보 시절엔 어디를 가 어떤 기법을 써야 할지 막막합디다.
또 잘 잡힌다는 소문을 듣고 갔지만 허탕치기 일쑤였습니다.
즐기려고 갔는데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올 때가 많았어요".
지금은 어느 때 어느 곳을 가야할지 어느 정도 머리 속에 입력돼 있다는 그는 민물낚시만을 고집한다.
그의 최고 기록은 2000년 11월 경북 영천시 청통면 보목지에서 42.7㎝짜리 붕어를 잡은 것. 지난해 5월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간 의성 안계 새터못에서 월척 8마리를 낚기도 했다.
유료낚시터 영업을 모색하다 포기하고 지난 8월 개설한 낚시용품 판매 사이트(www.wolchuck.com)의 수익금이 학원을 운영할 때보다는 많이 적지만 후회는 없단다.
"이제는 마음이 내키면 언제든지 낚시를 갈 수 있습니다.
대물만 노리다 보니 밤새도록 입질 한번 못받는 경우도 수두룩하지만 고기 대신 '좋은 밤'은 낚아오니까요".
낚시터에 담배꽁초 하나 버리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다며 김씨는 말했다.
"낚시를 하는 것은 자연에 신세지는 것입니다.
도움을 받으면서 오물 처리 부담까지 준다는 게 어디 사람이 할 짓입니까".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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