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에 울려퍼진 메리 크리스마스

입력 2003-12-24 09:02:46

#얘기 하나.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예수님 오신 날'(25일)을 맞아 기독교인들에게 드리는 축하메시지를 발표했다.

법장 스님은 메시지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나눔과 희생을 통한 사랑과 평화의 구현"이라며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힌 뜻을 되새겨 모든 갈등과 불화가 종식되기를 기원하며, 종교와 지역, 인종과 이념을 떠나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며 화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는 이날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의 성탄 축하 현수막을 내걸었다.

#얘기 둘. 가톨릭과 기독교의 화합과 교류를 위한 음악무대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주최하고 범물성당, 대구예술가곡회, 대구가톨릭문우회, 대구가톨릭음악인협회가 공동으로 참여한 '사제의 시에 의한 가곡의 밤' 행사가 지난 달 12일 대구 범물성당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천주교 사제들의 시에 기독교 신자들인 작곡가들이 곡을 붙이고, 두 종교 신자들인 성악가와 피아니스트들이 함께 출연해 가톨릭과 기독교간 교류와 화합의 자리가 됐다.

최근 들어 종교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종교간 대화를 학문적으로 조명하면서 종교간 평화와 공존을 이룰 수 있는 발전적 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와 성공회대 신학연구소는 26일 오전 9시30분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한국에서 종교간 대화-회고와 전망'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기독교와 불교, 유교, 무속신앙 등 종교 상호간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 학문적 연결고리를 찾아 한국사회에서 성숙한 종교의식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계기를 삼고자 하는 취지로 열린다.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기독자교수협의회 오인탁 회장은 "한국에서는 종교간의 충돌이 심하지 않지만, 이것은 종교간 상호이해와 협력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간의 무관심과 냉대, 자기 종교에 대한 우월의식이 강하게 잠재해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한국의 기독교는 보수적인 견지에서 기독교 이외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고, 배타적인 분위기로 인해, '종교간 대화'는 사실상 미미한 실정이었다"고 반성했다.

오 회장은 따라서 "사회가 불안하거나, 어느 종교가 공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언제든지 종교간 충돌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종교간 대화를 반성하고 평가하면서 종교간 막힌 장벽을 부수고 향후 종교간 학술모임을 활발하게 이루어나가는 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에서 종교간 만남의 평가와 전망'(정진홍 서울대 교수), '그리스도교와 샤머니즘의 대화'(박일영 가톨릭대 교수),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이정대 감신대 교수), '불교와 무교'(김용표 동국대 교수), '민중신학과 한국민중종교'(박재순 한신대 교수), '궁극적 실재에 대한 기독교와 불교의 비교'(김경재 한신대 교수) 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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