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도 조류 독감

입력 2003-12-22 11:30:41

조류(鳥類) 독감이 충북 음성군에서 충남 천안, 전남 나주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북 경주의 양계농가에서도 고병원성 가금 인플루엔자(조류독감)에 의한 폐사가 잇따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경주시는 22일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에서 발생한 가금 인플루엔자가 양성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주시는 이날 새벽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부터 이모(68)씨의 농장에서 폐사한 닭의 가검물 등을 정밀조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북도가축위생시험소는 20일 이씨 농장에서 사육중인 닭 1만600마리 중 2천여마리가 조류독감 증세로 폐사해 1차 혈청검사결과 양성반응을 보이자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에따라 이씨 농장 반경 3㎞를 위험지역으로 설정하고 오늘부터 군부대 장병들을 동원, 오리 1만3천500마리를 포함한 6개농가 20만마리의 가금류 살(殺)처분에 들어갔다.

경주에서는 이씨농장외에 같은 마을 전모씨 농장에서도 사육중인 닭 5만마리중 1천여마리가 폐사했다.

나주의 식용오리농장에서는 오리 1만4천900여 마리중 430마리가 폐사했다.

육통리에는 이씨와 전씨 농장을 비롯해 5개 농장에서 닭 19만5천여마리, 오리 1만3천5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데 조류독감증세가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어 양계농민들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경주시는 이씨 농장에서는 지난달 말 충북 음성군 강곡면 우암농장에서 산란용 중닭 3천150마리를 들여왔고 이 가운데 일부가 산란율 부진과 함께 폐사하는 등 조류독감 의심 증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인접 시.군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양계농장 등에 소독약과 방역용 생석회를 살포하고 마을입구에 방역통제소를 설치, 가축이나 사람.차량통행을 금지시키는 등 방역작업에 나섰다.

방역당국은 또 안강의 형산강 하류가 청둥오리의 주요 이동경로여서 이 부분에 대한 역학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21일 오전 고 건(高建) 총리 주재로 조류독감 대책을 논의하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폭락세인 닭고기 값 안정을 위해 30여억원을 들여 닭 250만마리를 긴급 수매하고 피해 농가에 생계안정비용 및 경영안정자금을 지급키로 했다.

농림부도 조류독감이 걸린 닭이 유통되지 못하도록 전국 61개 닭 도축장에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박준현.이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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