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중인 가수 김연자씨가 19일 강추위가 예상되는 서울 남대문 인근
거리에서 히트곡 '기타노 유키무시'를 부른다.
서울 한복판에서 부르는 이 노래는 전파를 타고 일본 TBS 채널을 통해 일본 전
역에 생중계된다.
"내일 엄청 춥다는데 날씨와 달리 우리나라의 따뜻한 모습을 전파로 일본에 보
낼 수 있으면 해요. 저 나름대로 한국의 자랑스러운 딸인 것을 보여줄 수도 있어 기
쁘고요."
일본 3대 가요제로 꼽히는 일본유선대상에서 우수상 시상자로 확정되자 방송을
맡은 TBS 측이 곧바로 '김연자씨가 한국에서 히트곡을 부르는 화면을 쓰겠다'는 큐
시트를 내놓았다.
그에게 우수상을 안겨준 '기타노 유키무시'는 누적판매량이 20만장에 달하는 일
본내 히트곡.
방송을 위해 19일 서울에 도착한 김씨는 여장을 풀기도 전에 우리말과 일본어를
번갈아가며 스태프들과 일정을 조정하면서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내년이 가수 데뷔 30년째인데 어떤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한국에서 4년,
일본에서 3년, 다시 한국에서 7년, 그리고 다시 일본에서 16년, 정신없었던 것 같아
요. 데뷔 30년이면 분명 주위로부터 축하받아야 할 일인데 저는 왔다갔다 하면서 30
년 됐으니까 제 자신한테 축하해야 할 것 같네요(호호)."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몇번 있었는데 주위의 은혜를 입어 지금까지 해왔으니까
그분들께 감사하고요. 30년 동안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할 수 있어 행복해
요."
데뷔 30년째인 내년에는 마침 한국에서 일본가요가 해금된다고 하니 일본 노래
를 1.3절은 우리말로, 2절은 일본말로 불러 앨범을 내본다는 구상도 마음속에 있지
만 아직은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요즘 일본에서 젊은 층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녀 가수 보아에 대해 얘
기하자 그는 무척 자랑스럽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올해 음반 판매량도 일본 전체 6위예요. 굉장히 자랑스러워요. 노래도 잘하고
사람들이 만능탤런트라고들 해요."
일본의 톱가수 대열에 오른 그가 한국인이라는 걸 일본인들이 아느냐고 묻자 그
는 "당연하죠. 제 이름이 '가타카나'로 표기되는데 외국인 이름 표기할 때 써요. 제
가 한국인 가수 김연자라는 걸 다 알죠"라며 1년에 50여차례 가까이 되는 지방순회
콘서트를 할 때 꼭 한복을 입고 한국 노래도 몇 곡 부른다고 했다.
이때 옆에 있던 일행 중 한 명은 "김연자씨가 일본에서 인기가 좋은 이유가 또
있다. 고베 지진 등 나라에 불행한 일이 터지면 김연자씨가 꼭 찾아가서 위로해줘
일본인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요즘 국내 가수들의 일본 진출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김씨가 고백하는 자신의 사
례는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가수들이 귀담아들을 만하다.
"벼락 인기를 얻었다기보다 개미처럼 열심히 살았어요.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섰
는데 7-8년 정도 지나서야 비로소 안정권에 들어섰던 것 같아요. 일본에서는 시간이
승부죠.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노래 부를 때 입에서 입으로 알려지는 셈이죠."
100만장 팔리는 곡을 하나 내보고 싶다는 그의 가까운 장래의 소망은 시간이 지
날수록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아무 때나 가수를 그만둬도 후회하지 않는 삶
이 됐으면 좋겠다는 또다른 소망은 그가 지금 갖고 있는 가요에 대한 열정에 비춰보
면 그만둘 때를 못 찾아 이뤄지지 않을 듯싶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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